여탕 문 열자 남탕이었다…스티커 바꾼 장난, 징역 5년까지 받을 수 있다
여탕 문 열자 남탕이었다…스티커 바꾼 장난, 징역 5년까지 받을 수 있다
목욕탕 업주도 책임질 수 있다? 스티커 방치한 시설관리자 책임까지 번질 수도

인천 한 목욕탕 엘리베이터의 남탕·여탕 스티커가 바뀐 탓에 20대 여성이 신체 노출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 /셔터스톡
단순 장난으로 시작된 목욕탕 스티커 바꿔치기가 한 여성의 일상을 파괴하는 중범죄로 귀결됐다. 피해 여성이 알몸 노출 피해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상황에서, 가해자들은 최대 징역 5년형의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최근 목욕탕 엘리베이터의 남탕·여탕 스티커를 바꿔 붙인 20대 남성 2명을 추적 중이다. 이들의 장난으로 20대 여성이 남탕에 잘못 들어가 알몸이 노출되는 피해를 봤고, 현재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우선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속임수)를 사용해 타인의 업무를 방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스티커를 바꿔 이용객을 속인 행위는 목욕탕의 정상적 영업을 방해한 명백한 '위계'에 해당한다.
범행의 심각성이 높아 다른 혐의도 검토할 수 있다. 비록 직접 신체를 촬영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법원은 "성적 수치심 유발 여부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평균적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19도14056 판결).
피해 여성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형사적으로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며 정신과 진료 기록, 목욕탕 이용 영수증 등을 증거로 제출해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할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신원 노출이 우려될 경우 피해자 보호 조치를 경찰에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민사적 대응이 핵심이다. 피해자는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에 근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정신과 치료비 등 의료비 전액, 정신적 충격으로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한 수입 손실(일실수입)을 청구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목욕탕 업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커가 쉽게 훼손되거나 바뀔 수 있도록 방치했다면 안전관리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가해자들과 목욕탕 업주를 공동 불법행위자로 묶어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쫓고 있다"며 "검거 후 구체적인 죄명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