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법고시 8수생의 대담한 사기극
[단독] 사법고시 8수생의 대담한 사기극
사법시험 8수생, 최종합격자 명단에 동명이인 있자 자신을 '검사'로 사칭
아내 속이고 초호화 결혼식 올렸지만⋯결혼 2주 만에 정체 탄로
![[단독] 사법고시 8수생의 대담한 사기극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624517490646152.jpg?q=80&s=832x832)
법조인이 되기 위해 죽기 살기로 공부한 세월이 어느새 8년. 번번이 고배를 마시던 중 드디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8년 뒤 그는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게됐다. 무슨일이 있던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
'2010년도 제52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명단'
법조인이 되기 위해 죽기 살기로 공부한 세월이 어느새 8년. 번번이 고배를 마시던 중 드디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문제는 이름만 올라갔다는 것. 합격한 건 자신이 아닌 동명이인.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해봐도 수험번호가 A씨의 것과 달랐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해프닝. 하지만 A씨는 이를 기회로 여겼다. 그는 합격자 명단을 주위에 보여주며 "자신이 합격했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렇게 가짜 사법연수원생이 됐고, 가짜 검사가 됐다.
무려 8년 동안 신분을 사칭했던 A씨는 아내에게마저 자신을 '검사'라고 속였다. 결혼한 지 약 2주 만에 들키긴 했지만.
주변에서 A씨는 이렇게 통했다. '국가정보원에 파견 근무 중인 검사'
A씨는 자신을 검사 중에서도 소위 '잘 나가는 검사'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 '공안통'으로 수사 실력을 인정받고, 국정원에 파견돼 일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8년 동안 이어진 A씨의 사기극은 결혼 직후가 되어서야 막을 내렸다.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는 A씨를 철썩같이 검사라고 믿고 있었다. A씨는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듯 '초호화 웨딩'을 치렀다. 예식장 계약금 등 결혼 비용으로만 약 1억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 돈 때문에 A씨의 정체가 탄로 났다.
백수였던 A씨는 초호화 예식을 치를 여력이 당연히 없었다. 이에 그는 몰래 장인에게 "결혼 비용을 대신 내 달라"고 했다. 일단 돈을 내주긴 했지만 장인은 이를 의아하게 여겼고, 이 소식은 머잖아 아내의 귀에도 들어갔다. 결국 A씨는 자신이 "검사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실토했다. 혼인 관계는 약 2주만에 깨졌다.
결혼자금으로 받았던 1억원도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 A씨. 직업이 없던 A씨 입장에선 이 돈을 마련하는 게 또 문제였다.
돈을 마련할 방법이 마땅치 않자 A씨는 '자신의 정체가 교회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이용하기로 했다.
A씨는 같은 교회에 다니던 B씨에게 눈길을 돌렸다. 뻔뻔하게도 "수사를 하다가 계좌가 묶였는데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돈을 보내주면 계좌가 풀리는 대로 갚겠다"고 거짓말했다.
그렇게 총 6번, 2500만원을 뜯어내다가 B씨의 고소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에 대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런 A씨에게 법원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2단독 정재희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를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 2500만원을 편취(騙取·남을 속여 재물이나 이익 따위를 빼앗음)했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B씨)와 원만히 합의한 점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라고 밝혔다.
사법시험 8수생의 사기극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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