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입력도 피의자 조사도 없었다⋯교통사고 18건 최장 2년 넘게 방치한 경찰관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전산 입력도 피의자 조사도 없었다⋯교통사고 18건 최장 2년 넘게 방치한 경찰관들

2026. 08. 27 14:5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원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포기"

인명 피해 교통사고 사건을 전산 입력도 없이 장기간 방치한 경찰관 2명에게 직무유기죄로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셔터스톡

초등학교 앞에서 차량에 치여 전치 8주의 심각한 좌측 발목 분쇄골절상을 입은 오토바이 운전자. 그리고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차에 치여 얼굴에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이들은 사고의 고통 속에서도 경찰이 가해자를 조사하고 정당한 법적 처리를 해줄 것이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사건을 배당받은 담당 경찰관들은 피해자들의 절박한 기대를 차갑게 저버렸다. 그들의 사건 기록은 수사관의 캐비닛 속에서 무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묻혀 있었다.


2005년부터 2006년 무렵, 부산의 한 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벌어진 직무유기 사건이다.


전산 입력도, 피의자 조사도 없었다


당시 교통사고 수사와 송치 업무를 맡고 있던 경찰관 A씨와 B씨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중대한 교통사고를 접수하고도 경찰청 자체 전산망(TAMS)에 사건 수리 입력을 아예 하지 않았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마땅히 24시간 이내에 전산에 등록하고, 상해진단서와 실황조사서를 첨부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수사관의 기본 의무를 묵살한 것이다.


이들의 태만은 단발성 실수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2005년 7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총 9건의 교통사고 수사를 방치했고, B씨 역시 비슷한 시기에 9건의 사건을 방치했다.


일부 사건은 최장 2년 6개월 동안 단 한 번의 후속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법원 “명백한 직무 포기”…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재판부는 이들의 행태를 향해 "더 이상의 사건 처리를 포기함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각 그 직무를 행하지 아니하였다"고 엄중히 질타하며, 이를 의도적이고 명백한 직무 포기로 규정했다.


두 경찰관은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부산지방법원 김영훈 판사는 이들에게 적용된 형법상 직무유기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그간 경찰 공무원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해 온 점이 참작됐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