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 피고인, 4차례 재판 연기…방법 없나?
꾀병 피고인, 4차례 재판 연기…방법 없나?
피해자 고통 외면하는 재판부, 변호사들의 해법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동종 전과가 있는 사기 피고인이 건강상 이유를 대며 4차례나 재판을 연기시켜 공판이 열리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꾀병이 의심되는 피고인의 재판 지연 전략에 맞서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킬 방법은 무엇일까.
'꾀병' 의심 피고인, 4차례 재판 펑크…피해자는 피눈물
지난 2025년 10월 공소가 제기된 한 사기 사건의 피고인이 4차례 연속으로 재판 기일 연기를 신청하며 단 한 번도 법정에 서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동종 전과까지 있는 피고인이었지만, 재판부는 그의 '건강상 이유'를 들어 번번이 기일 변경을 허가했다.
피해자는 "답답한 마음에 재판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사유는 누가 봐도 전형적인 시간 끌기식 건강상의 이유였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할 권리조차 등한시하며 사기 피고인의 편의만 봐주는 재판부의 행태를 지켜보는 것도 고통스럽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방어권 남용' 제동 걸 방법은? "의견서로 재판부 압박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피고인의 반복적인 기일 연기 신청이 '방어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며,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강력한 수단은 '재판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것이다.
반소정 변호사(법무법인 태강)는 의견서에 "피고인이 제출한 건강상 사유는 외래 진료 등 충분히 조정 가능한 사안임에도 4회 연속 연기 신청을 하는 것은 명백한 재판 지연 의도(방어권 남용)이다"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 역시 "피해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 재판부도 부담을 느낀다"라며, 엄벌 탄원서 제출을 통해 피고인의 행태를 알리고 신속한 재판을 요청하라고 강조했다.
'궐석재판·구속' 요청까지…'피해자 진술권'도 강력한 카드
의견서에는 재판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강조하며 재판부에 강력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반소정 변호사는 "다음 기일에는 피고인이 불출석하더라도 궐석 재판을 진행하거나, 구속 사유(도망 및 증거 인멸 우려 등)를 검토하여 구속영장 발부를 고려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형사소송법상 보장된 '피해자 진술권'을 행사하겠다고 신청하는 것도 효과적인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
서면 제출을 넘어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재판부도 사건의 엄중함을 다시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도 계속된 출석 거부 시 영장 발부를 검토하도록 의견서에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은 재판, 배상은 배상'…민사 소송 동시 진행도 방법
형사 재판이 하염없이 길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별도의 민사 소송을 함께 진행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준성 변호사는 "소멸 시효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민사 소송을 바로 진행해야 한다"라며, 민사 판결을 통해 집행권원(강제집행 권리)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재 변호사(법무법인 창세) 또한 "형사 절차가 지연되더라도 민사 절차를 통해 채권을 확정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형사 재판의 지연과 별개로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절차를 밟아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