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2천에 보이스피싱까지⋯ 모든 것 털어놓고 자수한 군인, 선처받을 수 있을까?
도박 빚 2천에 보이스피싱까지⋯ 모든 것 털어놓고 자수한 군인, 선처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 “무혐의는 불가능, 기소유예가 최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4년 3월, 친구들과 여행 중 인터넷 도박을 알게 된 A씨는 그해 10월까지 약 2천만 원을 잃었다. 가족과 지인에게 빌린 돈까지 모두 날린 그는 2024년 12월 입대하며 도박과의 단절을 결심했다. 하지만 평온은 길지 않았다. 2025년 8월, 아버지의 빚이 5,800만 원으로 불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극심한 금전적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지난 9월, 인터넷 광고를 통해 새로운 도박 사이트에 가입했다. 10만 원으로 시작한 도박은 순식간에 80만 원 손실로 이어졌다. A씨는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선·후임과 친구들에게까지 개인 사정을 둘러대며 돈을 빌려 도박 자금으로 썼다. 잠시 50만 원을 따 일부 빚을 갚기도 했지만, 곧바로 전액을 잃으며 절망은 깊어졌다.
설상가상 보이스피싱 연루… 두려움 끝에 자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박 사이트에서 환전받은 돈이 불법 보이스피싱 자금으로 확인돼 A씨의 은행 계좌가 지급정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에 신고하고 이의제기를 해야 했지만, 군인 신분으로 도박한 사실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며칠을 망설였다.
하지만 A씨는 더 이상 숨기는 것이 더 큰 화를 부를 것이라 판단했다. A씨는 소속 부대 간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국방헬프콜에 자진 신고하는 용기를 냈다. 스스로 심판대에 오르기로 결심한 것이다.
“무혐의 가능할까?”… 변호사들 답변은 NO
A씨는 재판에서 불기소나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해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답변은 단호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도박 행위 자체가 명백하고 본인도 인정하고 있어 무혐의 처분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무혐의는 범죄 증거가 없거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을 때 내려지는 처분”이라며 “스스로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신고한 이상, 혐의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기소유예가 유일한 희망… “자수가 결정적 카드”
변호사들이 A씨에게 제시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기소유예’ 처분이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변호사들은 A씨의 자수가 기소유예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결정적인 카드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유 박성현 변호사는 “은폐하지 않고 스스로 간부에게 보고하고 자진 신고한 점은 양형에서 매우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영웅 박진우 변호사 역시 “깊이 반성하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의지가 명확하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며 자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법무법인 한일 성학녕 변호사는 "아버지의 채무 문제로 인한 압박감, 초범이라는 점, 군 복무 중 도박 금액은 비교적 소액이라는 점 등은 참작될 만한 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A씨의 사건은 처벌을 피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선처를 받을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반성문·치료 의지 보여야”… 형사처벌과 별개 징계도
대한민국 육군 군검사 출신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기소유예라는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수사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수사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고, 법무법인 행복 장종현 변호사는 “반성문, 재발 방지 서약서, 부대 간부 탄원서 등 양형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것도 재범 방지 노력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수 변호사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선·후임에게 돈을 빌린 행위 등에 대해 강등, 군기교육대 입소 등 부대 내 징계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