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믿었다 8억 떼일 판…서울시 사회주택 ‘보증보험 불가’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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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믿었다 8억 떼일 판…서울시 사회주택 ‘보증보험 불가’의 덫

2025. 08. 19 16:4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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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건물주 달라 보증보험 가입 원천 불가

SH '배임 소지' 매입 주저, 청년들만 발 동동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SH만 믿었는데"…8억 보증금 삼킨 사회주택, 청년 15가구의 절규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사회주택이 8억 원대 보증금을 삼키는 ‘블랙홀’이 됐다. 서울 성북구의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콘체르토 장위’에 사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15가구가 전세보증금 총 8억 2570만 원을 고스란히 잃을 처지에 놓였다. 공공기관의 이름을 믿었던 청년들은 이제 사업자를 상대로 기약 없는 법적 다툼의 문을 열었다.


대학생 피해자 이가연 씨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며 “그런데 이제 와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니 분통이 터진다”고 절규했다.


일부 피해자는 어렵게 당첨된 다른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 입주마저 포기해야 했다. 청년의 주거 사다리가 되겠다는 정책의 약속이 희망을 꺾는 칼날이 된 순간이다.


"절대 안전하다더니"…보증보험 가입 막은 '구조적 덫'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사회주택의 구조적 맹점에 있었다. 토지 소유주(SH)와 건물 소유주(사회적 기업 ‘두꺼비하우징’)가 다른 ‘토지임대부’ 방식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현행법상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은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가 동일해야 가입할 수 있는데, 이 구조는 태생적으로 그 요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사업자의 공허한 약속이었다.


임대사업자인 두꺼비하우징 측은 입주 당시 “만일의 사태 시 SH가 건물을 매입하기로 약정돼 있어 보증금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입주민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시점이 되자 “당장 내줄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열쇠 쥔 SH의 딜레마, "도와주면 배임죄 될 수도?"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SH는 피해 주택 매입을 통한 구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정 사업자의 부실 경영으로 발생한 채무를 공적 자금으로 대신 갚아줄 경우, 이는 공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로 ‘업무상 배임죄’라는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법적 검토 때문이다.


쉽게 말해, 회사(SH)에 손해를 끼칠 것을 알면서도 특정 사업자의 부실을 세금으로 메워주는 결정을 내릴 경우, 담당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 역시 “입주민 보호 대책 실행 기관은 SH”라며 한발 빼는 모양새다. 지난 4월 부랴부랴 꾸려진 실무협의체는 수개월째 공회전만 거듭하며, 청년들의 애타는 마음을 외면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보증보험 가입 의무를 위반한 일부 ‘청년안심주택’ 사고와 판박이지만, 제도적으로 보험 가입이 원천 차단됐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공공주택 정책의 허술한 설계가 청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만큼,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수술과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뼈아프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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