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망 후 날아온 의문의 빚 독촉장…"내일부터 추심" 최후통첩까지
아버지 사망 후 날아온 의문의 빚 독촉장…"내일부터 추심" 최후통첩까지
변호사들 "섣불리 갚지 말고 이것부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돌아가신 아버지 앞으로 410만 원의 빚 독촉장이 날아왔다. 처음엔 520만 원이라더니 금액이 바뀌고, 당장 내일부터 추심한다는 최후통첩까지 받았다.
황망한 상속인을 위해 법률 전문가들이 나섰다. 변호사들은 "섣불리 갚지 말고, 채권자에게 채무 상세 내역을 서면으로 요구해 방어권을 확보하라"고 입을 모았다.
사망한 아버지 앞으로 날아온 의문의 독촉장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일반상속 절차를 마친 A씨는 최근 황당한 독촉장을 받았다.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으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처음에는 웹발신 문자로 총액 약 520만 원이라는 통보가 전부였다.
A씨는 부친의 부고 사실과 사망확인서까지 제출했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그런데 한 달 전, 갑자기 우편 한 통이 도착했다. 연체가 890일가량 진행돼 채권추심 업체에 빚을 넘기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상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빚의 총액은 410만 원으로 줄어 있었고, 연체 시작일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시점부터로 기재돼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내일부터 채권추심을 시작하겠다'는 최종 통보서가 도착했다.
우편물에 적힌 채무자는 여전히 사망한 아버지의 이름이었다.
'채무 상세 내역' 서면 요구가 첫걸음
느닷없는 추심 통보에 A씨는 혼란에 빠졌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선확인, 후대응' 원칙을 강조했다.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첫 번째 대응책은 채권자에게 채무 상세 내역을 서면으로 공식 요구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원금, 이자, 연체이자, 연체 시작일 등이 정확히 어떻게 계산되었는지 서면으로 상세 내역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단순 총액 안내만으로는 채무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역시 "구두나 웹 발신 메시지가 아닌, 증거로 남을 수 있는 서면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대응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금액이 수시로 바뀌는 것 자체가 채무 산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신호이므로, 정확한 근거 자료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채무를 인정하거나 일부라도 변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일부터 추심' 최후통첩… "압박용, 덜컥 입금은 절대 금물"
'내일부터 추심'이라는 문구는 당장이라도 통장이 압류될 것 같은 공포감을 주지만, 변호사들은 이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강대현 변호사는 "채권추심을 하겠다는 통보는 압박용인 경우가 많다. 당장 내일이라도 추심이 시작될까 봐 무리하게 입금하기보다는, 먼저 정확한 채무 현황을 파악하고 법리적 검토를 거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도 "채권추심 통보가 왔다고 즉시 지급할 의무는 없다"라며 채무 존재와 정확한 금액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불필요한 대응을 자제하라고 권했다.
만약 채권자가 정당한 소명자료 제시 없이 불법 추심을 시도할 경우, 통화 녹음 등 증거를 확보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거나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 카드 '특별한정승인', 신중한 검토 필요
만약 확인된 채무가 아버지가 남긴 재산보다 많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정승인이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는 제도다. 이때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용대 변호사는 현실적인 우선순위를 짚었다.
그는 "현재 원리금 계산 방식 등에 대해 다투기 보다는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많다면 하루빨리 변호사와 상담을 하여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특별한정승인이 무조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이미 해당 채무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다면 특정한정승인이 불가할 수도 있으니 우선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서 채무변제 또는 특별한정승인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