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매체는 성접대 심판 실명 거론…한국 축구협회도 이름 공개할 수 있나?
일본 매체는 성접대 심판 실명 거론…한국 축구협회도 이름 공개할 수 있나?
협회 공식 공표는 엄격한 근거 필요
의혹 단계 공개와 조사 결과 공개는 법적 위험이 달라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축구협회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현지 매체가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일부 심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도 이름을 공개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본축구협회는 자국 심판 4명을 조사해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자료상 실명을 직접 공개한 주체는 일본축구협회가 아니라 일본 매체다.
축구 공정성과 관련된 의혹이라면 한국 협회도 조사 대상자 이름을 바로 밝힐 수 있을까.
실명 보도와 협회 공표는 다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작성한 비리 조사 문건에는 대한축구협회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외국인 심판 등을 상대로 7차례 부적절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 현지 보도는 한국 경기를 맡았던 일본인 심판 등의 실명을 거론했다. 일본축구협회도 자국 심판 4명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 보도와 협회 공식 공표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 언론은 공익성, 진실성, 취재 근거를 놓고 위법 여부를 다툰다. 협회가 보유한 심판 정보를 직접 공개하면 개인정보 처리와 징계 절차 문제가 함께 생긴다.
심판 관리 목적으로 모은 이름을 성접대 의혹 공표 목적으로 외부에 내놓는 것은 수집 목적을 넘는 제공으로 문제 될 수 있다. 동의나 법령상 근거가 없다면 공개가 쉽지 않다.
의혹 단계 공개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붙는다
언론의 범죄 보도는 의혹 제기, 수사 진행, 공소 제기, 유죄 확정 등 단계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달라진다. 이 사안은 검찰이 당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실명 공개에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사회적 평가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내용이다.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 실명을 붙이면 명예훼손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협회가 공식적으로 이름을 공표하는 경우에는 일반 언론 보도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문제 된다. 대법원은 공표 사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진실이라고 믿을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개인정보 공개도 단순히 공익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허용되지는 않는다. 공적 존재인지, 정보의 공공성, 수집 목적과 이용 방식, 공개로 침해되는 이익을 종합해 비교해야 한다.
무혐의 처분은 유죄 확정이 아니라는 뜻을 넘어,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가 독자적으로 실명을 공표하면 수사기관의 판단과 배치될 수 있다.
무죄추정 원칙도 걸린다. 조사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 이름이 먼저 공개되면, 사실관계를 다툴 기회보다 사회적 낙인이 앞설 수 있다.
반면 조사가 끝나고 징계나 조사 결과가 확정된 뒤라면 공개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 경기 공정성에 관한 공익성이 크고, 공개 내용이 확인된 사실에 한정된다면 결과 공개의 필요성은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