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 때문에 죽였다" 20대 미혼모의 변명, 법원은 이렇게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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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우울증 때문에 죽였다" 20대 미혼모의 변명, 법원은 이렇게 받아들인다

2020. 04. 09 21:05 작성2020. 04. 13 12: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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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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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우울증' 관련해 살인 및 아동학대로 재판받은 사건 분석

2016년부터 나온 판결문 6개 분석해봤더니⋯

법원이 판단한 기준, 산후우울증보다 '심신미약 상태'를 더 중점적으로 봤다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방바닥에 던지고 때리는 등 학대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미혼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만 변호인은 "산후우울증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연합뉴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영아살해 사건'. 오늘(9일)도 사회면을 채웠다. 아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미혼모. 오늘 첫 재판이 인천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상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미혼모 A씨(20)는 지난 2월 14일부터 22일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원룸에서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들어 올린 뒤 3차례 방바닥에 던지고 온몸을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첫 재판에서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산후우울증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상대로 한 이런 행태는 매우 잔인해 보인다. 하지만 많은 영아살해와 아동학대 사건에서 '산후우울증'이 단골처럼 등장한다.


실제 ‘산후우울증’은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2016년부터 '산후우울증'을 주장한 3개의 사건, 항소심 포함 판결문 6개를 입수해 분석해봤다.


산후우울증이 문제가 아니다⋯법원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따로 있어

3개의 사건을 살펴본 법원들 모두 피고인이 '산후우울증'을 앓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두 개의 사건은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진 반면, 한 사건은 징역형이 내려졌다. '산후우울증'을 앓았다고 법원이 모두 봐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원은 두 가지를 순차적으로 판단했다. 피고인의 ①산후우울증과 ②심신미약 여부다.


특히 아이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2개의 사건에서는 이 두 가지 요건에 따라 재판부의 판단이 선명하게 갈라졌다.


2016년 대구지법 서부지원(2016고합42)은 자신의 아이를 창문 밖으로 떨어뜨려 6.7m 아래로 추락시켜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평소 조울증 치료를 받았고 사건 발생 20일 전쯤에는 산후우울증 진단도 받았지만 별다른 치료는 받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사건 당일 우는 아이에게 불안감, 압박감을 느껴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하지만 2017년 대전지법(2017고합40)은 아이의 입과 코를 막아 질식으로 사망하게 한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산후우울증은 인정하면서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다준 택시 운전사의 "(피고인이)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갈 때 매우 평온한 모습이었다"는 진술을 증거로 채택했다. 실제 택시 내부에서 평온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피고인의 모습까지 블랙박스에 담겨 증거로 제출됐다.


피고인은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이진 않았다.


2016년 수원지법(2016고단471)도 생후 7개월 된 아이를 바닥에 던지고, 주먹으로 때리는 등 자신의 아이를 상습 학대 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때 재판부도 피고인의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이 같은 결정을 했다.


위 사건의 판결을 바탕으로 볼 때 법원은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심신미약' 여부에 따라 형량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산후우울증'을 주장하는 미혼모 A씨의 사건도 결국 사건 당시 A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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