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 혐오현수막, 철거도 못 한다”…이재명 대통령 “법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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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 혐오현수막, 철거도 못 한다”…이재명 대통령 “법 고치자”

2025. 11. 12 10:0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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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개정 옥외광고물법 특례 악용 논란

정치 활동 자유 vs 시민의 인격권 보호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인종 혐오나 차별, 사실관계 왜곡·조작 정보 유통을 "민주주의와 일상을 위협하는 행위"이자 "추방해야 할 범죄"로 규정하고 엄중한 처벌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 일부에서 시대착오적 차별과 혐오가 횡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극단적 표현들이 사회 불안을 확대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식은 특히 정치권의 현수막으로 인한 혐오 표현 노출 문제로 이어졌다.


법의 사각지대? "길바닥에 수치스러운 현수막 달아도 철거 불가"

대통령이 문제 삼은 핵심 쟁점은 정당 현수막에 대한 규제 완화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은 2022년 개정되면서 정당의 현수막에 대해 지자체의 허가나 신고, 금지·제한 규정의 적용을 대부분 배제하는 특례를 부여했다. 이는 정당의 활동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길바닥에 저질스럽고 수치스러운 내용의 현수막이 달려도 정당이 게시한 것이어서 철거 못 하는 일도 있다"고 비판하며, 심지어 현수막 게시에만 집중하는 이른바 '현수막 정당'까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만든 법임에도 불구하고 "악용이 심하면 법을 개정하든 없애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옛날대로 돌아가는 방안을 정당과 협의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정당 현수막에도 일반 현수막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거나, 최소한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옥외광고물법 제5조 제2항 제5호는 "인종차별적 또는 성차별적 내용으로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정당 현수막의 특례 규정(제8조)과의 관계에서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어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정당의 정치활동 자유(헌법 제8조)와 시민의 공공질서 및 인격권 보호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이다.


'민사로 해결할 일'…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검토 지시

현수막 규제와 함께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폐지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형법 제307조는 명예훼손죄를 규정하며, 허위사실 적시(제2항)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제1항)에도 처벌하고 있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위법성 조각, 형법 제310조).


이 대통령은 "실제로 있는 사실에 관해서 얘기한 것은 형사로 처벌할 일이 아니라 민사로 해결할 일인 것 같다"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학계와 실무계에서는 이 조항이 표현의 자유, 특히 공적 사안에 관한 토론을 과도하게 위축시키며, 국제적 조류와도 괴리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진실한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은 민사상 불법행위로 보고 손해배상 등 민사적 구제수단으로 충분하다는 견해다.


법적 검토의 딜레마: 자유와 보호의 경계는?

대통령의 지시는 표현의 자유와 다른 법익 보호라는 두 가지 상충하는 법적 쟁점의 해법을 모색하라는 주문이다.


  • 정당 현수막 규제: 정당의 정치활동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옥외광고물법 제5조에서 금지하는 명백한 혐오표현이나 허위사실 유포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절충적 방안이 필요하다. 2022년 개정 이전으로 완전히 회귀하는 것은 정당의 활동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어, 위헌성 여부가 엄격히 심사될 수 있다.


  •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전면 폐지 시 표현의 자유는 크게 확대되지만, 사생활의 비밀이나 경제적 약자의 인격권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사소송의 시간과 비용 문제, 실효성 한계 때문이다. 전면 폐지보다는 공적 인물/사안에 대한 적시만 비범죄화하거나, 위법성 조각 요건(형법 제310조)을 완화하는 등 단계적 개선 방안이 신중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모욕죄 관련 결정에서 인격권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어, 법 개정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혐오 표현 규제와 명예훼손죄 개정 논의는, 우리 사회의 표현의 자유 수준과 인격권 보호의 균형점을 재설정하는 중대한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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