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익' 급정거에 놀라 넘어진 무단횡단 아이…대법 "그래도 운전자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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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급정거에 놀라 넘어진 무단횡단 아이…대법 "그래도 운전자 잘못"

2022. 07. 01 11:00 작성2022. 07. 01 11:29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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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유죄, 벌금 500만원 → 2심 무죄

대법 "도로 건너려는 보행자 예상 가능…주의의무 다했어야"

횡단보도 근처에서 무단횡단하던 보행자가 급정거한 트럭에 놀라 넘어져 다쳤다면, 운전자가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대법의 판단이 나왔다. /셔터스톡

신호등이 없는 한 횡단보도 인근. 트럭운전자 A씨는 이곳을 지나다 차 앞으로 뛰어든 9살 여아를 발견하고 급정거했다. 급정거한 차량에 놀란 아이는 A씨의 차량 앞쪽에서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사고 직후 아이는 '괜찮냐'는 A씨의 물음에 "괜찮다"고 답한 뒤,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그리고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전치 2주였다.


당시 A씨는 절뚝이는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거나,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A씨는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뺑소니'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 2020년 4월, 경기 고양시에서 벌어진 사건. A씨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하급심(1⋅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그렇다면, 대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


1심에서는 유죄, 벌금 500만원… 2심은 무죄

1심은 유죄라고 봤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1심은 "사고 장소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운전자는 보행자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서행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고도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피해자가 차에 직접 부딪힌 게 아니라 넘어지면서 상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A씨가 서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온 해당 사건. 대법은 또다시 판결을 뒤집었다. 원심(2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보고, "다시 재판하라"고 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대법은 A씨의 트럭이 아이에게 직접 물리적 충격을 가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죄가 맞다고 봤다.


대법은 "자동차 운전자가 통상 예견되는 상황에 대비해 주의의무를 다 하지 못한 것이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면, 비록 보행자가 급정거에 놀라 다친 경우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교통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은 폭이 좁은 도로로 양쪽에 상점이 많았고, 보행자용 신호등이 없어 사람이 언제든지 건널 수 있었던 것을 조사됐다. 이에 대법은 이러한 횡단보도 부근에서는 보행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므로 즉시 멈출 수 있도록 서행하며 운전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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