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명 탄 에어서울 활주로 달리다 멈춰 섰다…비상문 연 30대, 실형은 면했다
202명 탄 에어서울 활주로 달리다 멈춰 섰다…비상문 연 30대, 실형은 면했다
폐소공포증 호소했지만
비상 슬라이드 펼쳐지고 항공기 운항 중단

제주공항에서 이착륙 대기 중인 항공기의 비상문이 강제로 열려 운항이 중단됐다. /연합뉴스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 안에서 여성 승객이 갑자기 비상문을 열었다. 202명이 탄 항공기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재판장 강미혜)은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5일 오전 제주공항에서 김포로 출발하려던 에어서울 RS902편에 탑승했다.
승객 202명을 태운 항공기가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A씨는 자리에서 갑자기 일어나 비상문 쪽으로 달려갔고, 문을 강제로 열었다.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즉시 펼쳐졌다. 항공기는 기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고, 운항은 중단됐다. 한국공항공사는 견인차를 동원해 해당 항공기를 주기장으로 옮겨야 했다.
기내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승객들이 비명을 질렀고, A씨는 승무원과 승객들에 의해 제압된 뒤 현행범으로 체포돼 공항경찰대에 인계됐다.
A씨는 비상문에서 떨어진 좌석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폐소공포증이 있어 답답해서 문을 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많은 승객을 위험에 빠뜨렸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당시 정신질환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공기 비상문 개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5월에도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착륙 직전 승객이 비상문을 여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해당 승객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항공보안법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엄격히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상문을 무단으로 여는 행위는 수백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분류되며, 실형 선고로 이어질 수 있다.
비행 중 폐소공포증이나 공황장애 등 증상이 우려된다면 탑승 전 항공사에 미리 알리거나 전문 의료진과 상담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