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좋은 상품 있다"…30년 신뢰 악용해 고객 돈 5억 꿀꺽한 은행원
"수익률 좋은 상품 있다"…30년 신뢰 악용해 고객 돈 5억 꿀꺽한 은행원
30년 단골 고객 믿음이 범행 도구
피해 전액 미변제·죄질 불량

30년 경력 은행원이 고객 2명을 속여 5억 4000만 원을 가로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30년 경력의 은행원이 오랫동안 쌓아온 고객의 신뢰를 범행 수단으로 삼았다. 피해 금액은 5억 4000만 원, 단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송종환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은행원 A씨(50)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은행원으로 재직하면서 고객 2명을 상대로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았다. 30년간 은행원으로 일하며 다져온 고객과의 신뢰가 범행 토대가 됐다.
그가 내세운 수법은 교묘했다. "수익률이 좋은 이벤트성 단기 상품이 있다"고 솔깃하게 접근하는가 하면, "VVIP 전용 상품에 투자해 보라"며 고객의 허영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녀 유학을 위한 잔고 증명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주면 금방 돌려주겠다"는 개인 사정까지 동원했다. 이렇게 모은 돈이 총 5억 4000만 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두 갈래로 나눠 설명했다.
유리한 쪽으로는 "피고인이 자신의 친아들에게 기만당한 사실이 범행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
그러나 무게는 반대편으로 기울었다. "피해 금액이 크고 죄질이 좋지 않으며, 현재까지 피해액이 전혀 변제되지 않은 점"을 중하게 봤다.
이 사건은 금융기관 직원이 업무상 쌓은 신뢰 관계를 이용해 고객 재산을 편취한 전형적인 지위 이용 사기에 해당한다. 법원은 통상 피해 금액의 크기, 변제 여부, 범행 기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정한다.
금융 소비자라면 은행 직원이 권유하는 상품이라도 반드시 공식 창구와 계약서를 통해 거래해야 한다. 개인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거나 구두 약속만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라면 사기 의혹을 먼저 의심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