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생리 언제 하니" 여학생 머리냄새 맡은 '성희롱' 교수
"너는 생리 언제 하니" 여학생 머리냄새 맡은 '성희롱' 교수
법원 "성희롱적 발언으로 해임은 정당"
여성에게 '생리' 언급은 성희롱될 수 있어⋯"생리ㅊㅋ" "가슴에 적십자" 모두 해당

공개적인 장소에서 여성을 특정해 '생리'를 언급하는 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거부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한 여성의 사진. /셔터스톡
수업 중에 여학생에게 "생리를 언제 하느냐"고 묻고 머리 냄새를 맡는 등 성희롱한 교수에 대한 "해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장낙원 부장판사)는 A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재직했던 B교수가 낸 '해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정당한 해임이라는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B교수는 수업 중 염색이나 네일아트를 하고 온 여학생에게 불임과 기형아 출산 이야기를 했고, 음료수를 들고 있는 남학생에게는 무정자증과 남성 불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A대학교는 이같은 내용을 교내 성희롱·성폭력 상담소에서 확인하고 지난 2016년 3월 B교수를 해임했다. 해임 사유에는 B교수가 자신이 쓰지도 않은 책을 자신이 쓴 것처럼 '표지 갈이'한 혐의도 있었다.
해임 당한 B교수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해임은 과중하지 않다며 B교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교수는 이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징계사유로 꼽힌 발언들을 한 적이 없고 설령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강의를 수강한 다수의 학생이 B교수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며 학교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가 종합적으로 인정한 학생들 진술 중에는 "B교수가 강의 시간에 여학생의 머리 냄새를 맡았다"와 "B교수가 '너는 생리 언제 하니? 너는 했니?'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이 발언이 "성희롱적 발언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문제의 발언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특정 학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성희롱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당 발언들은 수업 중간 관련 주제에만 단발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수시로 이뤄졌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3살 여성 C씨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남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게시글을 보고 당황했다. "생리 ㅊㅋ." 평소에 대화도 없었던 남성으로부터 '기습적으로 당했다'는 느낌에 수치심이 들었다. 변호사를 찾아 이 댓글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문의했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는 "해당 발언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경우라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성희롱은 주관적인 성적 수치심이 중요한 판단 근거기 때문이다.
서 변호사는 "문제의 발언은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기∙컴퓨터 기타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도달하게 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했다.
간호사 D씨는 한 치과에 취직 한지 이틀 만에 일을 그만두었다. 같이 일하는 병원 관계자가 "펜션에 가자" "생리할 때는 가슴에 적십자 마크를 달아라" "바지가 짧아서 안 입은 것 같다"는 발언을 계속 했기 때문이다. D씨는 이 사람을 고소한 뒤 변호사를 찾아 '합의금의 적정선'을 문의했다.
변호사들은 해당 발언들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했다. 특히 "공개적인 장소에서 '생리'를 언급한 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발언"이라고 보았다.
'합의금'에 대해서는 서 변호사는 "형사 합의금은 사실상 정해지는 바가 없다"며 "가해자의 지위 및 경제력, 형사 처벌로 인하여 발생하게 되는 가해자의 손해 등을 고려하여 책정하게 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도 "가해자가 치과의사인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적정 합의금이 달라진다"며 "치과의사인 경우 성범죄 인정시 향후 치과의사 자격정지 처분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