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차관 뇌물수수 사건…대법원 "2심 재판 다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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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차관 뇌물수수 사건…대법원 "2심 재판 다시 하라"

2021. 06. 10 12:16 작성2021. 06. 10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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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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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법원, 김학의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 '파기환송'

1심 무죄·2심 유죄⋯대법원 판결로 다시 서울고법 판단 받게 돼

일명 '별장 성 접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10일 대법원은 2심에서 유죄로 올라온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일명 '별장 성 접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10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항소심(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올라온 김학의 사건을 파기환송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2심 재판부가 유죄 판단 근거로 삼은 '증인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당초 이 증인은 2심 법정에서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는데, 대법원은 이 점에 집중했다. 수사단계에서는 김 전 차관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다가 재판에서 말을 바꿨으니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 "면소⋅무죄" → 2심 "2년 6개월 실형" → 3심 "파기환송"

김 전 차관의 재판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결과가 여러 차례 뒤집혔다.


세 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은 1심에서 두 혐의에서 면소, 한 혐의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2심에서는 과거 뇌물 사건까지 '포괄일죄'로 묶이며 징역 2년 6개월이 나왔다.


1심 : 무죄 또는 면소⋯증거 불충분하고 공소시효 만료

김 전 차관은 지난 2019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씨 등 3명에게 지난 2000년부터 11년간 총 3억 4000만원대의 뇌물과 13차례의 성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검찰은 김 전 차관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약 7억, 추징금 약 3억 3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무죄 또는 면소 판결을 내렸다. 면소는 공소시효가 만료되거나 관련 법령이 폐지됐을 때 이뤄지는 판결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6년∼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직접 받았고(①), 제3자를 통해 1억여원의 뇌물(②)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13차례의 성 접대(③)도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공소사실에 적시됐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 판결했다.


윤씨에게 받은 3000만원과 성 접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해 면소(①·③) 판결했다. 나머지 1억원여의 뇌물은 증거 불충분하다며 무죄(②)로 봤다.


사업가 최씨에게는 받았던 뇌물 역시 면소 또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0~2011년까지 상품권과 신용카드 등 약 49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며 기소했지만 공소시효의 벽을 넘지 못했었다.


검찰은 지난 2019년에 김 전 차관을 기소했는데, 우리법은 뇌물수수 금액이 3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면 공소시효를 10년이라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2019년에서 10년을 거슬러 올라간 2009년을 기준으로 유무죄를 판단했다. 그 결과, 뇌물죄를 판단하는 기간이 쪼개지면서 김 전 차관에게 유리해졌다.


2심 : 포괄일죄 적용해 과거 뇌물 건까지 '유죄'

하지만 2심에서는 판단이 뒤집혔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김상욱 부장판사)는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선고 후, 김 전 차관은 법정구속됐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사업가 최씨의 휴대전화 사용료 대납이 과거 뇌물 건의 연장선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앞서 2심 재판부는 사업가 최씨의 휴대전화 사용료 대납이 과거 뇌물 건의 연장선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유죄가 선고된 이유는 최씨가 지난 2011년에 대납한 김 전 차관의 휴대전화 사용료 174만원을 뇌물로 봤기 때문이었다.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지만 무죄가 나왔던 부분이다. 그런데 2심 재판부는 최씨의 대납을 공소시효가 끝난 과거 뇌물 건의 연장선이라고 판단했다. 여러 번에 나눠 다른 종류의 뇌물을 줬을 뿐, 하나의 범죄라는 취지였다. 이처럼 과거의 뇌물까지 한 개의 죄로 묶어 처벌하는 것을 포괄일죄라고 한다.


이에 따라 1심에서 면소 판단을 받은 2009년 이전의 뇌물 혐의에도 유죄가 나올 수 있었다. 뇌물로 인정된 금액은 총 4300만원. 다만 최씨 외에 다른 두 명이 김 전 차관에게 건넨 뇌물 건은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경우가 없었다. 따라서 포괄일죄 방식을 적용할 수 없었고 2심에서도 면소 판단이 유지됐다.


대법원 : 파기환송⋯증인의 진술 신빙성 문제 삼아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재판부는 2심에서 증인이 입장을 바꿔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점에 주목했다. 수사기관이 증인을 회유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검찰이 입증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다.


재판부는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은 검사가 증인의 법정 진술이나 면담 과정을 기록한 자료 등으로 사전면담 시점, 이유와 방법, 구체적 내용 등을 밝힘으로써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1·2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성 접대 등 뇌물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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