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내놓고 여행 갔더니 현관 비밀번호 중개사들끼리 공유⋯낯선 중개사가 '벌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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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놓고 여행 갔더니 현관 비밀번호 중개사들끼리 공유⋯낯선 중개사가 '벌컥'

2026. 09. 02 12:0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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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준 번호로 다른 중개사가 무단 진입

번호 바꾸자 계속 눌러 도어락 경보까지 울려

못 들어가도 미수 처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비밀번호를 알려준 건 한 번인데, 낯선 방문은 두 번이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A씨는 여행 간 사이 집을 보여달라는 부동산 요청에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런데 정작 문을 연 건 번호를 전달한 적 없는 다른 중개사였다.


여행 간 사이, 낯선 중개사가 문을 열었다


A씨는 여행 중 집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한 중개사에게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8월 20일, 다른 중개사가 사전 동의 없이 문을 열고 손님과 함께 들어왔다. 당시 A씨는 온몸에 약을 바른 뒤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잠들어 있었다.


해당 중개사는 다른 중개사에게 비밀번호를 전달받았고 사전에 문자를 남겼지만 답장이 없어 집이 빈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번호를 바꿨는데도 도어락이 울렸다?


피해는 다른 부동산에서도 되풀이됐다. 한 중개사가 같은 사무실 중개사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해당 중개사는 A씨 동의 없이 문을 열려 했다. A씨가 미리 비밀번호를 바꿔둔 덕분에 진입은 실패했다.


하지만 중개사가 바뀐 번호를 계속 누르는 바람에 도어락 경보음이 울렸다. 항의하는 A씨에게 중개사는 "답장이 없어서 열어봤다", "답 올 때까지 기다리면 집은 언제 보여주느냐"고 되물었다.


A씨는 이들을 주거침입 등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동의 없이 열면 침입…못 들어가도 미수


동의 없이 남의 집 문을 여는 행위는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며,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다.


문을 열지 못하고 도어락만 계속 눌렀다 해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매물 확인 같은 특정 목적으로 비밀번호를 건넸더라도, 그 범위를 넘어선 명시적 동의 없는 출입은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침입이 된다.


비밀번호가 바뀌어 들어가지 못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제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운 행위에 주거침입죄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


비밀번호를 동료 중개사에게 넘긴 것도 별도 문제


A 중개사가 B 중개사에게, C 중개사가 D 중개사에게 비밀번호를 넘긴 행위도 그 자체로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인중개사법은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며,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현관 비밀번호는 중개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로 주거 보안과 직결되는 만큼, 업무상 알게 된 비밀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매물 내놓았다면 이렇게 대비하세요


집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비밀번호를 아예 감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은 지켜야 한다.


먼저 방문 전 문자나 통화로 시간을 미리 합의해야 한다. 답장을 기다리지 않고 방문하는 관행 자체가 동의 없는 출입의 빌미가 된다.


비밀번호는 고정 번호 대신 방문 때마다 바뀌는 임시 번호로 설정하고, 확인이 끝나면 곧바로 다시 바꿔야 한다.


중개사에게 번호를 알려줄 땐 방문 요청과 승낙 내용을 문자로 남겨둬야 한다. 이는 나중에 동의 범위를 다툴 때 근거가 된다.


무단 출입을 겪었다면 도어락 접속 기록과 CCTV부터 확보한 뒤 고소를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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