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0원" 택배기사 발목 잡는 순천 아파트 '통행세', 안 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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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00원" 택배기사 발목 잡는 순천 아파트 '통행세', 안 내도 됩니다

2025. 08. 18 19:2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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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근거 없는 부당 요구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통해 돌려받을 수 있어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택배기사에게 공동출입문 이용료를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어느 날 택배기사로부터 날아온 이 황당한 문자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된 '통행세' 갑질 논란에 불을 붙였다.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사항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관리사무소 앞에서, 건당 7~800원을 버는 택배기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야만 하는 걸까.


논란은 비단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승강기 사용료 월 1만 원을, 다른 곳에서는 차단기 리모컨 보증금 5만 원을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땀 흘리는 이들에게 되레 장벽을 치고 돈을 요구하는 아파트의 행태. 법적으로 정당한 행위일까?


아파트 통행로는 '도로'…통행료 징수는 국가 권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점은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의 법적 성격이다. 우리 대법원은 아파트 단지 내 길이더라도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이 오가는 공공성이 있는 곳이라면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택배 차량처럼 외부인의 출입이 빈번한 대단지 아파트는 사실상 '공개된 도로'나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통행료'는 이러한 도로 중에서도 법률에 따라 지정된 '유료도로'에서만 징수할 수 있다. 유료도로법에 따르면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는 주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그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관리권자로 엄격히 제한된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는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는 어떤 법적 권한도 없다. '전기 사용료'라는 명목을 붙였지만, 이는 사실상 통행을 막고 돈을 요구하는 행위로,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한 요구에 불과하다.


'갑질'에 맞서는 택배기사의 법적 무기

그렇다면 부당한 '통행료' 요구에 택배기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먼저, 이미 돈을 냈다면 돌려받을 수 있다. 법적 근거 없이 지급한 돈이므로, 아파트 측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이러한 통행료 부과 행위 자체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해 앞으로의 부당한 징수를 막을 수도 있다.


노동조합을 통한 집단적 대응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부당하고 가혹한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아파트 측에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하거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집단 민원을 제기해 문제 해결을 압박할 수 있다.


택배기사는 입주민의 편의를 돕는 파트너이지, 통행료를 뜯어내야 할 외부인이 아니다. 법적 근거도 없는 '통행료'로 이들의 땀방울을 외면하는 것은 결국 입주민들의 불편과 사회적 비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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