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보상 1원도 안 한 20억 사기꾼의 '종교' 얘기에…분노한 판사가 한 말
피해보상 1원도 안 한 20억 사기꾼의 '종교' 얘기에…분노한 판사가 한 말
세금 줄여준다며 예금·보험 가입 유도해 편취
사과도, 보상도 없이 "종교에 귀의하겠다" 궤변

20억이 넘는 사기 행각을 벌이고도 피해보상을 한 푼도 안 한 40대가 재판에서 "종교에 귀의하겠다"는 황당한 말을 해 판사가 일갈을 날렸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20억원이 넘는 사기를 저지른 40대가 "종교에 귀의(歸依)하겠다"는 황당한 이유를 대며 법원에 선처를 요구했다. 이에 판사가 "피해자에게 용서받는 게 먼저"라며 일침을 놓는 상황이 벌어졌다.
19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49)씨의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보험회사 직원 A씨는 지난 2018년 7월 피해자 B씨에게 "예금액이 너무 많아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며 "내 명의(A씨)로 예금과 보험에 가입하면 세금이 줄고, 혜택도 많다"고 속였다. 그리고선 이를 믿은 B씨에게 지난 2020년 1월까지 약 20억 6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일로 A씨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법은 사기 행위로 얻은 이익이 5억원 이상이면 가중처벌 한다. 만일 사기 이득액이 50억원을 넘는다면, 무기징역 또는 징역 5년 이상에 처한다(제3조 제1항 제1호). 징역에 더해 벌금도 함께 부과할 수 있다(제3조 제2항).
제주의 한 매체에 따르면, A씨는 현재까지 피해 회복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A씨 사안을 맡은 진재경 부장판사가 "그 많은 돈을 어떻게 소비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 중에 피해자 B씨가 장문의 탄원서를 직접 읽으며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B씨는 "그 돈(20억 6000만원)은 우리 가족의 전 재산인데, 이 사실을 모르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그런데도 A씨는 사과는커녕 1원 한 푼 피해복구도 없다"고 했다.이어 "인간의 탈을 쓰고 고액의 변호사를 선임한 것도 모자라 '형기를 마치면 종교에 귀의하겠다'는 궤변으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진 부장판사도 "자신의 죄를 용서하기에 앞서 피해자에게 먼저 용서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과와 피해회복 없이) 절대자(종교)에게 귀의하면, 그 절대자는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귀의한다는 말 자체가 피해자에게 상처가 된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3월 16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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