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주가 "배째라" 나오면?…가락시장 사건으로 본 떼인 곗돈 받아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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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주가 "배째라" 나오면?…가락시장 사건으로 본 떼인 곗돈 받아내는 법

2026. 01. 02 14:0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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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신뢰 무너진 가락시장 계

계주 잠적에 30억 피해

김보경 변호사 "단순 채무불이행 주장해도 사기·배임죄 성립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100여 명의 상인을 상대로 20년 넘게 계를 운영해 온 계주 강 씨가 지난 11월 26일부터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강 씨는 가락시장 상인이었던 시부모의 계를 물려받아 운영하며 상인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다. 하지만 현재 파악된 피해 규모만 약 30억 원에 달하며, 개인당 많게는 1억 9,000만 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김보경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해당 계주는 고소당한 지 일주일 만에 '노력하고 있다, 연락하겠다'라는 단체 문자를 보냈다"며 "이는 돈을 가로챌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피력해 사기 혐의를 부인하려는 법적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기냐 배임이냐⋯형량 가르는 '고의성'과 '사무 처리'

법적으로 계주가 곗돈을 주지 않고 잠적하면 사기죄나 배임죄, 혹은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 진행자인 이원화 변호사는 횡령죄 성립 가능성도 함께 짚었다.


가장 큰 쟁점은 사기죄 성립 여부다. 단순히 곗돈을 주지 못한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의도가 있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 김보경 변호사는 "연락을 회피하고 잠적하는 등 반복적인 은폐 행위가 있다면 기망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배임죄는 성립 가능성이 더 높다. 계주는 계원들의 돈을 받아 지정된 날짜에 지급할 의무가 있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계주가 지정된 계원에게 곗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배임죄가 성립하며, 뒤늦게 돈을 돌려주더라도 형사처벌을 완전히 면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만약 계주가 곗돈을 개인 채무 변제나 주택 구입 등 사적 용도로 유용했다면 이는 정상적인 운영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이 된다.


'배째라' 잠적한 계주에게 돈 되찾는 현실적 순서

곗돈은 제도권 금융상품이 아니기에 예금자보호법 등의 안전장치가 없다. 따라서 피해가 발생하면 최대한 빠르게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김보경 변호사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으로 지급명령 신청을 꼽았다. 지급명령 결정이 나오면 계주의 재산을 확인할 수 있는 '재산명시신청'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강제집행을 신청하면 된다.


이원화 변호사는 "계주의 주택이나 보증금 등 알고 있는 재산이 있다면 미리 가압류를 해놓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계주가 이미 재산을 다른 곳에 빼돌렸다면 '사해행위취소송'을 통해 재산을 다시 되찾아올 수도 있다.


계모임 탈퇴 시 "돈 못 준다"는 계주의 말은 거짓

한편 개인 사정으로 계를 중도 탈퇴하려는 경우에도 갈등이 잦다. 강 씨 사건처럼 잠적하지 않더라도 계주가 "약속한 날짜 전엔 못 준다"고 버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당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곗돈을 아직 타지 않은 계원은 그동안 낸 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위약금 조항이 지나치게 과하다면 이 또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내용증명을 통해 법정 이자와 지연손해금까지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기죄와 배임죄의 공소시효는 각각 10년과 7년이며, 피해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 특경법에 따라 15년까지 늘어난다. 김보경 변호사는 "친밀한 사이라는 이유로 반환을 미뤄주기보다는 즉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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