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소 14일 만에 또 캔맥주 훔쳤다…장발장의 눈물, 법원은 외면했다
[단독] 출소 14일 만에 또 캔맥주 훔쳤다…장발장의 눈물, 법원은 외면했다
"배고파서 그랬다" 알코올성 치매 앓는 노숙인의 생계형 범죄
법원, 징역 10개월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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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2주 만에 편의점 맥주를 훔치고 순댓국 값을 내지 않은 피고인에게 법원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교도소에서 나온 지 고작 2주 만에 다시 법정에 선 피고인 A씨. 그의 범행은 편의점에서 캔맥주와 두유 몇 개를 훔치고, 1만 4000원짜리 순댓국을 먹고 돈을 내지 않은 것다. 하지만 법원은 알코올성 치매를 앓는 노숙인의 '생계형 범죄'라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훔친 물건값은 다 합쳐도 2만 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법원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출소 14일째, 편의점에서 시작된 범행
사기죄 등으로 8개월의 징역을 살고 지난 1월 7일 출소한 A씨. 밖으로 나온 지 불과 14일째 되던 1월 21일 새벽, A씨는 수원의 한 편의점에 들어섰다. 그리고는 2250원짜리 캔맥주 하나를 주머니에 숨겨 나왔다. A씨의 범죄는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A씨는 그날 하루에만 같은 편의점에서 캔맥주와 두유 등 총 4차례에 걸쳐 8550원어치의 물건을 훔쳤다. 밤에는 다시 맥주를 훔치려다 주인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며칠 뒤인 1월 25일에는 안양의 한 가게에서 1800원짜리 캔맥주를 훔쳤고, 이틀 뒤에는 식당에서 순댓국과 소주를 마신 뒤 1만 4000원의 음식값을 내지 않고 달아났다.
"배고파서" vs "상습범"…법원의 선택은 '실형'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모든 범행을 인정했다. 노숙 생활을 하던 중 배가 고파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생계형 범죄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판결문에는 "피고인의 알코올성 치매 등 정신건강이 이와 같은 반복적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이고은 판사는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수차례 벌금형 및 징역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형 집행을 종료한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누범기간 중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A씨의 범죄 이력이었다. A씨는 이미 비슷한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과가 있었다. 특히 이번 범행은 교도소에서 나온 지 한 달도 안 된 누범 기간에 이뤄졌다. 형법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3년 안에 또 죄를 지으면 형량을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재판부는 "단기간 동안 범행을 반복하고 있어 재범 위험성도 크다"며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피해 금액은 적지만, 상습적인 범행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5고단140, 412(병합) 판결문 (2025. 9. 24.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