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체육대회' 막은 지자체…법원 "위법한 차별, 손해 배상해야"
'성소수자 체육대회' 막은 지자체…법원 "위법한 차별, 손해 배상해야"
허가 일주일 만에 "민원 들어온다" 대관 취소⋯결국 행사도 취소
1심 뒤집고 "동대문구청·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손해 배상하라"

체육관 사용 허가 일주일 만에 "민원이 들어온다"며 '성소수자 행사' 대관 허가를 취소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성소수자 행사라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대관이 취소될 수도 있다."
지난 2017년 9월, 여성⋅성소수자 인권단체 퀴어여성네트워크 활동가 A씨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A씨는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의 준비를 위해 서울 동대문구 체육관을 대관했다. 대관료로 약 200만원을 지불했고, 이미 SNS를 통해 일시⋅장소 안내도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대관 허가 일주일 만에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에서 "대관이 취소될 수 있다"고 한 것. 실제 공단은 전화 통보 다음 날, '체육관 천장 공사'를 명목으로 대관 허가를 취소했다. 당연히 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결국 활동가들은 "공단의 대관 취소는 위법하다"며 동대문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활동가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제2-1 민사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활동가들이 동대문구청과 공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했다. 박 부장판사는 "구청과 공단이 퀴어여성네트워크에 500만원, 활동가 4명에게 100만원씩 총 9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합리적 이유 없이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특정인을 배제하는 행위는 헌법상 평등 원칙에 반해 위법하다"며 "대관 취소로 평등권 침해 등 손해를 입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손해액을 900만원으로 계산한 것에 대해선 "재산 이외의 손해는 수량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나, 사회통념상 금전 평가가 가능한 무형의 손해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8월에 나온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1심은 '원고(퀴어여성네트워크)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당시 1심 역시 공단의 대관 허가 취소에 대해선 "위법한 게 맞다"고 판시했다. 단, 단체가 입은 손해와 공단 측의 위법 행위가 '인과관계'로 엮여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도 공단 측의 행위는 '차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9년 5월 인권위는 "공단이 대관 취소의 명목으로 든 '체육관 천장공사'가 결정돼 있었음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고 봤다. 이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동대문구청과 공단 측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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