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만 아프고 싶어" 부탁에…암 투병 중인 20년 지기 살해한 여성 감형
"나 그만 아프고 싶어" 부탁에…암 투병 중인 20년 지기 살해한 여성 감형
2014년부터 암 투병⋯수면제 먹고 잠든 지인 살해
1심 징역 2년 6월→2심 징역 1년으로 감형

암 투병 중인 20년지기 동거인 부탁을 받고 살해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셔터스톡
10년간 한집에 살던 지인을 자기 손으로 죽인 여성. 이후 한 달여간 시신을 방치하다가 경찰에 자수했다. 범행만 놓고 보면 엄벌에 처해야 할 행위였지만, 숨진 피해자는 물론 그 유족까지 '선처'를 당부했다. 이 범행에 남모를 사정이 있었다.
지난 8일, 광주고법 제2-3형사부(성충용·위광하·박정훈 부장판사)는 촉탁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사건 A씨에 대한 항소심(2심)에서 감형을 택했다. 앞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던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1년을 다시 선고했다.
A씨가 범행을 하게 된 건, 2014년부터 암 투병을 해오던 피해자가 "너무 아프다" "제발 죽여달라"고 부탁한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 A씨와 피해자는 20년 전 직장 동료로 일하며 친해졌다. 그리고 지난 2011년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러다 3년 만에 암 진단을 받게 된 피해자. 이후 A씨가 사실상 모든 경제적 책임을 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생활이 계속되자 피해자는 지난 2020년부터 줄곧 A씨에게 "죽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그해 겨울 한 차례 범행을 시도했지만, 피해자가 중간에 깨어나며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21년 3월, A씨는 수면제를 먹고 깊이 잠든 피해자를 살해했다. 사망 직전 피해자는 스스로 대소변을 가릴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생전에 '언니(A씨)에게 힘든 부탁을 했다. 언니도 피해자다'라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족은 아니었지만 장기간 같이 산 사람으로서, 촉탁살인 외에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봤어야 한다"며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선처 취지의 유서를 남긴 점과 자수한 사정 등을 두루 고려했음에도 그랬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생전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잘 돌봐왔다는 점에서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에 징역 1년만을 선고했다.
형법에 따르면, 누군가의 부탁을 받거나 그 승낙을 얻어 살해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제252조). 이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가 택한 형량은 법정형의 가장 낮은 형량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