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이름 무단으로 쓴 제주 씨에스호텔앤리조트, 배상 1억 청구에 2000만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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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름 무단으로 쓴 제주 씨에스호텔앤리조트, 배상 1억 청구에 2000만원 인정

2026. 09. 02 10:5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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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타미 준 이름·얼굴로 "직접 설계" 문구 1년간 게시

유족 손해배상 청구 1억 중 위자료 2000만원 인정

제주 씨에스 호텔 앤 리조트 홈페이지 모습. /제주 씨에스 호텔 앤 리조트

짓지 않은 건물에 이름이 걸렸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2023년 1월, 제주 5성급 호텔 씨에스호텔앤리조트는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문구 하나를 올렸다.


"건축가 고(故) 이타미 준 선생이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려 애쓰며 지어낸 제주 최초의 5성급 호텔."


세계적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1935~2011)의 이름과 얼굴도 함께 걸렸다. 문구는 1년간 유지됐다. SNS에는 "이타미 준이 설계한 호텔"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알고 보니 이타미 준은 이 호텔의 설계와 무관했다. 2025년 10월, 유족과 이타미 준 재단이 문제를 제기했다.


재단 측은 "이타미 준은 씨에스호텔앤리조트의 건축·설계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재단 항의에 호텔이 해당 이미지를 삭제했으나 수많은 소비자들이 오인했고 지금도 잘못된 정보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타미 준의 딸인 유이화 재단 대표는 "건축가의 이름은 하나의 문화자산"이라며 "상업적 홍보에 무단으로 사용된 것은 예술의 존엄을 훼손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단은 호텔 대표이사를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손해배상 1억 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성명권·초상권은 인정, 퍼블리시티권은 기각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권기만)는 지난 7월 24일, 호텔 측에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8월 11일 확정됐다.


재판부는 "호텔 측이 게시글에 적시한 '고인이 해당 호텔을 건축했다'는 사실은 명백히 허위"라며 "세계적 건축가인 고인의 성명과 초상을 무단으로 도용해 영업에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을 내용으로 하는 성명권 및 초상권 침해를 구성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인정한 건 유족의 추모감정 침해에 대한 위자료였다. 재판부는 위자료를 2000만 원으로 정하며 "게시글이 홈페이지에서 차지하는 비중, 고인의 건축계 내 인지도, 호텔에서 항의 이후 취한 시정조치의 종류와 내용 등을 모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이 함께 주장한 퍼블리시티권 침해·부정경쟁행위·명예훼손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족 측이 재산상 손해를 입었는지 여부를 알 수 없고, 양측이 동종업종에 종사하고 있지도 않으며 게시글이 고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만한 내용도 아니다"고 판단했다.


내 이름·얼굴이 무단으로 쓰였다면


내 이름이나 가족의 이름·얼굴이 광고에 무단으로 쓰였다면, 게시된 화면과 게시 기간부터 캡처해 보존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도 게시글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비중 있게 노출됐는지가 위자료 산정에 반영됐다.


상대에게 삭제를 요청했다면 그 요청과 상대의 조치 내용도 함께 기록해둬야 한다. 항의 이후 시정조치 여부와 내용은 배상액을 정하는 요소가 된다.


재산상 손해까지 주장하려면 그 손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손해 액수를 특정하지 못하면 퍼블리시티권 등 재산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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