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돈 사장님보다 돈 더 버는 암표상…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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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돈 사장님보다 돈 더 버는 암표상…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2021. 09. 08 13:17 작성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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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돈가스 전문점 '연돈'⋯치열한 인기 탓 '예약권' 거래 성행

돈가스는 1만원인데, 예약권은 3~10만원⋯매크로 예약 의혹까지

연돈, 예약 대행자에게 업무방해 책임 물을 수 있을까? 변호사는 "어렵다"고 봤다

온라인 예약을 시작한 돈가스 전문점 연돈. 급기야 돈을 주고 대리 예약을 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대리 예약으로 더 많은 돈을 챙기는 일부 사람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지 변호사와 함께 검토해봤다. /인스타그램 'yeondon2014'·당근마켓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백종원이 극찬한 돈가스 전문점 연돈. 제주로 옮긴 뒤에도 기나긴 줄을 서야만 어렵사리 먹을 수 있는 가게가 됐다. 그런데도 온라인 예약은 받지 않았던 연돈. 실제 이용자가 아닌 사람이 대리 예약을 해주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런 연돈이 지난 1월부터 온라인 예약을 받았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감염 위험을 줄이고자, 현장 예약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수수료를 받고 대신 연돈 예약을 해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 금액도 연돈의 돈가스 값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적게는 2~3배, 많게는 10배가 넘는 수수료가 제시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러한 대리 예약을 위해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동원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를 두고 "고생은 사장님이 다하는 데 돈은 애먼 사람들이 번다" "암표(대리 예약)는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야 한다"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실제로 인기 아이돌 공연 티켓의 경우,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싹쓸이'한 뒤 암표로 판매한 일당에게 업무방해죄가 적용돼 형사처벌이 이뤄진 바 있다. 비슷한 사안이니 연돈의 예약 대행자도 처벌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었다.


노고를 들여 음식을 만드는 연돈 사장님보다, 클릭 몇 번으로 더 많은 돈을 챙기는 사람들. 연돈의 대리 예약도 유명 공연 티켓의 암표 문제처럼,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지 변호사와 함께 검토해봤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연돈 식사권'을 사고 파는 글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당근마켓 캡처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연돈 식사권'을 사고 파는 글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당근마켓 캡처


괘씸한 대리 예약 문제⋯'콘서트 암표'처럼 업무방해 적용할 수 있나

우선,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업무방해죄 적용이 가능한지부터 살펴봤다.


우리 형법은 허위 사실이나 위계, 위력을 사용해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 사람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제314조 제1항). 직접 매장을 찾아가 훼방을 놓지 않더라도, 매크로 등 컴퓨터 장치를 이용한 업무방해 행위도 엄연한 처벌 대상이다(제314조 제2항).


하지만,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는 "단순 대리 예약만으로 (대리 예약을 해준 사람들에게) 업무방해죄를 적용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법률사무소 위로우의 신종범 변호사는 "연돈이 대리 예약 문제로 인해, 매출을 내지 못한 상황이라면 업무방해죄를 검토해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대리 예약자들이 연돈을 찾으려는 다른 손님들의 예약을 어렵게 만들긴 했지만, 예약 자체를 막아서 연돈이 매출을 낼 수 없도록 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위로우의 신종범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위로우의 신종범 변호사. /로톡DB

예약 시스템을 악용해 연돈 예약을 막거나, 연돈의 매출을 떨어뜨린 게 아닌 한 형사 처벌은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업무방해죄 책임을 묻더라도, 그 주체는 연돈이 아니라 예약 대행업체인 '테이블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9년, 매크로를 이용해 유명 아이돌 그룹의 팬미팅 티켓 9000여 장을 예매한 일당의 사례를 보면 그렇다. 당시 이들은 10만원대 티켓을 150만원까지 부풀려 되팔았고, 7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이때에도 아이돌 그룹 또는 그 소속사가 아닌, 예매 대행사가 업무방해죄의 피해 주체가 됐다.


단순히 '팬미팅 예약을 어렵게 만들었다'가 아니라, 예매 대행사가 구축한 티켓 판매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행위 자체에 대해서 업무방해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적용해보면, 대리 예약자들은 연돈이 아닌 테이블링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 된다. 이에 대해 테이블링 관계자는 지난 6일 로톡뉴스에 "대리 예약을 놓고 법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사상 책임은 어떨까. 이에 대해 신종범 변호사는 "'대리 예약'을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볼 수 있지만, 그 자체로는 연돈이나 테이블링에 손해를 끼쳤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연돈보다 대리 예약자가 수수료로 더 많은 돈을 벌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손해'로 규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었다. 연돈으로선 비록 대리 예약을 통한 것이라도, 예상했던 만큼의 매출을 올리는 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테이블링 역시 별다른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새치기 문제가 생기면, 당일 영업은 하지 않겠다"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한 이용자들을 향해 강경하게 대응해왔던 연돈. 일부의 얌체 행위가 '영업 중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법적으로 문제 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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