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무섭도록 소름 돋는, 고유정이 찍은 '사람 없는' 사진 3장
알고 보면 무섭도록 소름 돋는, 고유정이 찍은 '사람 없는' 사진 3장
검찰, 4일 열린 6차 공판에서 고유정의 통화 내역 공개
범행 후 아들에게 태연히 "물감 놀이하고 왔어" 하기도
고유정이 범행 전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3장의 의미는?

전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범행 전후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3장에 대해 분석해봤다. 사진은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진술 녹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는 고유정의 모습. /연합뉴스
전(前)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범행 당시 찍은 사진 세 장이 재조명됐다. 지난 4일 열린 6차 공판에서 검찰이 관련 증거들을 종합 제시하는 동시에 해당 사진을 언급하면서다. 이날 공판에서는 고유정의 범행 전후 과정이 자세하게 드러났다.
고유정이 범행 직후 아들에게 건넨 말들도 함께 밝혀졌다. 범행 사실을 둘러대기 위해 "물감 놀이하고 왔어"라고 말하거나 "먼저 자고 있어요. 엄마 청소하고 올게용~"이라고 말한 내용 등 이다.
이에 "고유정이 살인을 기억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은 게 아니냐"는 수사기관의 주장도 힘을 얻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공판에서 "고씨 휴대전화에 남겨진 3장의 사진은 자기 범행 방법을 암호처럼 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정은 살인 사건이 벌어진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쯤 펜션 안에서 현관 출입문을 찍었다. 등장인물은 없다. 현관문에는 남자용으로 보이는 하얀 운동화만 놓여있었다. 펜션에 함께 들어온 고유정과 아들 신발은 없었다. 현관문 옆 벽에 걸린 벽걸이 시계도 함께 찍혔다.
검찰은 이 사진이 범행 직전 고유정이 찍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사람은 의미 없는 사진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고유정 자신은 범행 직전을 되새길 수 있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고유정은 이날 싱크대를 찍은 사진도 남겼다. 이 사진에는 카레라이스를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빈 그릇과 햇반, 분홍색 파우치가 찍혔다.
검찰은 카레라이스가 담긴 빈 그릇 옆에 나란히 놓인 파우치에 수면제 '졸피뎀'이 들어있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펜션 내부를 찍은 이 사진에는 고유정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박'도 없었다. 고유정은 수박을 칼로 자르려던 순간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이어왔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8일에도 사진을 남겼다. 오후 8시 54분쯤 제주에서 출발한 완도행 여객선 5층 갑판에서였다. 이 사진엔 여행용 가방이 홀로 덩그러니 찍혀 있다.
검찰은 이 가방 안에 훼손된 피해자의 시신 일부가 담긴 것으로 추정한다. 고유정은 이 사진을 찍은 직후 가방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꺼내 바다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고유정은 이 사진들을 찍은 이유에 대해서는 "행복한 일상을 추억 삼아 찍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사진에는 아들 등 인물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추억용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끔찍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이런 사진들을 그대로 휴대전화에 저장해준 것만으로도 고유정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다"며 "모든 범행이 계획적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