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풀면 들어오세요" 돌려서 거절한 말이었는데, 정말 비번 풀고 집에 들어온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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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풀면 들어오세요" 돌려서 거절한 말이었는데, 정말 비번 풀고 집에 들어온 동료

2020. 04. 06 15:56 작성
김진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h.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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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놀러 가겠다" 직장 동료의 부담스러운 요구에⋯돌려서 거절 의사 밝혔는데

정말 비밀번호 풀고 집에 들어와⋯"왜 집에 없느냐"며 폭언까지

"비밀번호 풀면 들어오세요"라는 말, '동의 의사'로 해석할 수 있을까

"집에 놀러 가겠다"는 부담스러운 요구에 계속해서 완곡하게 거절 의사 밝혔는데 집에 찾아온 직장 동료. "비밀번호 풀면 들어오세요"라고 이전에 말했다면 이미 동의 의사를 밝힌 게 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요즘 직장동료 B씨의 계속된 요구를 거절하느라 골치가 아프다. A씨가 사는 집에 놀러 오겠다며 "언제 시간 되느냐"며 끊임없이 일정을 물어본다. 매일 회사에서 얼굴을 보는 사이라 단호하게 거절하지도 못했다. 대신 "저희 집 비밀번호 풀면 들어오세요"라고 말하며 상황을 모면했다. 완곡한 거절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B씨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B씨는 정말 A씨 집의 비밀번호를 풀었던 것이다. 다행히 A씨는 그 당시 집에 없었다. 이에 B씨는 A씨가 집에 없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부었다. '나를 무시했다'는 말투였다.


A씨는 계속 회사에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 B씨도 이를 알았는지 "신고할 테면 신고해봐라"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네가 들어와도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A씨를 몰아붙이고 있다. 급기야 "다른 날 찾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해서 한 말이었는데, 정말 비밀번호를 풀고 집으로 들어온 B씨. A씨는 B씨를 주거침입으로 신고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의 답변을 들어봤다.


"집 비밀번호 맞추면 들어오라"고 했으니, 이미 동의한 것?

변호사들은 "B씨는 주거침입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JLK 법률사무소 김일권 변호사는 A씨가 B씨에게 '집 비밀번호를 말해준 적이 없는 상황'을 들어 주거침입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했다.


주거침입죄는 주거인의 동의 없이 주거인의 집에 들어왔을 때 성립이 된다. A씨의 경우 B씨가 자신의 집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비밀번호 풀면 들어와"라는 말은 어떨까. 집에 들어와도 된다는 동의일까.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 법률사무소 로앤의 신성민 변호사, 그리고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례 변호사는 A씨의 상황에서 "집 비밀번호를 맞추면 들어와라"라는 말은 진정한 동의의 의사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더불어 집에 무단으로 들어온 B씨가 A씨가 집에 없다는 이유로 폭언한 상황은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었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박수진 변호사는 말했다.


다만, 조심스럽게 다른 의견을 보인 변호사도 있었다. 법무법인 오라클(성남)의 이기석 변호사는 "종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해 봐야겠지만, B씨의 입장에서 '비밀번호 풀면 오세요' 라는 말이 집에 들어와도 좋다는 승낙으로 인식했다면 주거침입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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