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딸 퇴원시켜달라" 병원서 2시간 버틴 아버지…법원은 죄를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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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딸 퇴원시켜달라" 병원서 2시간 버틴 아버지…법원은 죄를 묻지 않았다

2025. 10. 30 13:1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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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시간 지났다고 막아선 병원 vs "보호자 동의 없는 입원" 맞선 아버지

법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정신병원에 자신도 모르게 입원한 딸을 퇴원시키려다 퇴거불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아버지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자신도 모르게 정신병원에 입원한 딸을 퇴원시켜달라며 병원에서 2시간가량 퇴거 요구에 불응한 60대 아버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절박한 행동은 범죄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딸의 갑작스러운 전화 "나 정신병원이야"…달려갔지만 '면회 불가'

사건은 지난 2024년 1월 10일, 서울 구로구의 한 병원에서 벌어졌다. 60대 요양보호사 박모씨는 딸에게서 충격적인 전화를 받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것이었다. 놀란 박씨는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면회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딸을 만날 수 없었다.


알고 보니 딸은 이혼한 전처(딸의 어머니)의 동의만으로 '동의입원' 절차를 밟은 상태였다. 딸이 퇴원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병원 측에 즉각 퇴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은 "입원에 동의한 보호자(어머니)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거절하고 박씨에게 병원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딸을 퇴원시켜주기 전까지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버텼고, 결국 퇴거불응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정당한 퇴거 요구 불응" vs 아버지 "부당한 입원, 당연한 권리"

검찰은 박씨가 약 2시간 동안 병원의 정당한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아 병원의 평온을 해쳤다며 그를 기소했다. 면회시간 종료와 퇴원 절차 규정이라는 병원의 원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씨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나도 딸의 보호의무자인데, 내 동의 없이 입원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며 "딸이 퇴원을 원해 데려가겠다고 했음에도 병원이 막무가내로 거부했다"고 호소했다. 이는 단순한 버티기가 아니라, 아버지로서 딸을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권리 행사였다는 주장이다.


법원의 판단 "아버지의 행동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서울남부지법 김성은 판사는 아버지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의 행위가 법질서 전체 정신과 사회 통념에 비추어 용납될 수 있는 '정당행위'(형법 제20조)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 동기와 목적의 정당성: 자신도 모르게 입원한 딸의 상태를 확인하고, 퇴원을 원하는 딸의 의사를 존중하려는 아버지의 행동은 그 동기가 정당했다.
  • 보호자로서의 정당한 권리: 이혼했더라도 박씨는 딸의 직계혈족으로서 어머니와 동등한 보호의무자 자격이 있다. 따라서 입원 경위와 퇴원 절차를 확인할 권리가 있었다.
  • 과도하지 않은 행동: 박씨는 병원 업무시간 내에 약 2시간 머물렀고, 폭력 등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경찰도 병원이 아닌 박씨 자신이 직접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에 순순히 연행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문이 1회성에 그쳤고, 병원 업무가 방해될 정도로 과도하거나 병원의 평온을 해할 정도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병원의 딱딱한 내부 규정보다,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부성애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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