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 'AI 시범재판부' 첫 판결…계단난간 특허거절 소송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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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법원 'AI 시범재판부' 첫 판결…계단난간 특허거절 소송 기각

2026. 07. 29 11:17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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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번역·자료 정리 등 보조 활용

진보성 부정으로 원고 패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법원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재판 업무에 보조적으로 활용한 ‘AI 시범재판부’의 첫 판결을 선고했다.


법률신문에 따르면, 특허법원 제5부는 지난 6월 25일 주식회사 A가 지식재산처를 상대로 낸 특허거절심결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I 활용에 대한 양측 당사자의 동의를 받은 뒤 선고한 첫 사건이다.


특허법원은 2026년 4월부터 9월까지 특허2부와 특허5부를 AI 시범재판부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챗GPT나 클로드 등 상용 생성형 AI를 재판 과정에 활용하되, 양측 당사자가 모두 동의한 사건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기존 사건과 동일하게 변론 준비와 진행, 판결 초고 작성을 먼저 마쳤다.


이후 AI를 활용해 소장과 답변서, 준비서면을 요약·정리하고 판결 초고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역이 충분하지 않은 해외 선행기술 자료를 번역하고, 발명 명세서의 문장을 다듬거나 어려운 기술용어에 설명을 보충하는 과정에도 AI가 사용됐다.


다만 AI가 특허의 진보성 여부를 판단하거나 판결의 결론을 직접 결정한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첫 동의 사건인 만큼 AI 활용 범위를 자료 정리와 번역, 판결 초고 감수 등 보조 업무에 한정했다. 향후 시범 운영을 거쳐 AI를 변론 준비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1967년 미국 특허와 유사하다며 거절된 계단난간

이번 재판의 쟁점은 A사가 출원한 ‘내화성 계단난간 구조물’에 특허를 인정할 만큼의 진보성이 있는지였다.


A사의 발명은 계단 난간의 수직봉과 손잡이 부분을 볼트나 너트 없이 용접하고, 연결부재를 금속으로 만들어 부식을 줄이는 동시에 화재 때 난간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구조다.


그러나 특허청 심사관은 이 기술이 1967년 미국에서 등록된 ‘조정 가능한 연철 난간’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특허에도 난간의 상·하부 레일과 수직 부재를 연결해 용접하는 방식이 이미 나타나 있어, 관련 기술자라면 A사의 발명을 쉽게 고안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A사는 특허 거절결정에 불복해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해당 심결을 취소해 달라며 특허법원에 소송을 냈다.


A사 “설치 편의 기술 아닌 화재 안전 기술”

A사는 자사의 발명이 기존 미국 특허와 목적부터 다르다고 주장했다.


기존 특허는 계단 경사에 맞춰 난간의 각도를 조절하고 외관을 개선하는 기술인 반면, 자사의 발명은 부식을 막고 화재가 발생해도 난간이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용접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A사의 발명은 난간 부재의 옆면을 넓게 맞댄 뒤 용접하지만, 기존 특허는 일부 지점만 용접해 강도가 약하고 힘이 특정 부분에 집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특허에는 난간 연결부재를 금속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원 “용접 범위 조절은 단순한 설계 변경”

법원은 A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존 미국 특허에도 난간 부재의 측면을 맞댄 뒤 용접하는 구조가 나타나 있다고 판단했다.


용접 부위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접촉 면적이나 용접 범위를 넓히는 것은 관련 기술자가 필요에 따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단순한 설계 변경이라고 봤다.


용접 면적을 넓혀 결합력을 높이는 효과 역시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어, A사 기술만의 특별한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속 연결부재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선행발명이 연철 난간에 관한 기술인 만큼, 난간을 연결하는 부품 역시 금속으로 제작하는 것은 관련 분야의 기술자라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A사가 강조한 신속한 설치와 부식 방지, 화재 시 안전성 유지 역시 기존 기술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효과로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A사의 계단난간 발명이 기존 미국 특허와 통상적인 기술 상식을 바탕으로 쉽게 도출할 수 있어 진보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특허심판원의 기각 심결은 적법하다며 A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참고] 특허법원 제5부 2025허10489 판결 (2026. 6. 25.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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