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 2차 가해 시달려도 '자진 퇴사'는 최악의 수…회사 책임 묻는 법적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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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2차 가해 시달려도 '자진 퇴사'는 최악의 수…회사 책임 묻는 법적 대응법

2026. 03. 11 11:43 작성2026. 03. 12 11:14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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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섣부른 통보는 독, 증거 확보 후 내용증명이 정공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내 괴롭힘을 공식 인정받았지만,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신고 사실이 유출돼 허위 소문까지 퍼지는 2차 가해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회사는 '완벽한 차단은 어렵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가운데, 피해자는 산재 신청과 형사 고발 등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섣불리 회사에 알리기보다 철저한 증거 확보가 먼저라며, 섣부른 퇴사는 '최악의 수'라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괴롭힘 인정 후 더 깊어진 고통…'보호 의무'는 어디에?

A씨는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완벽한 차단은 힘들다", "해고 시 가해자가 항소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A씨가 신고했다는 사실과 심사 내용이 외부에 발설되고 허위 소문이 퍼지는 등 2차 가해가 발생했다.


1년간 우울증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담당 의사는 퇴사나 이직을 권고하는 상황이다. 결국 A씨는 가해자의 조력자를 추가로 신고하고, 형사 고발 및 산업재해 신청까지 결심했다.


하지만 인사과 면담을 앞두고 이 사실을 미리 통보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회사에 알릴까, 말까'…변호사들의 엇갈린 조언 속 핵심은?

인사과에 사전 통보하는 것에는 명백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회사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통보하면 사용자의 조사 의무와 보호 조치 의무가 명확히 발생한다"며 "향후 노동청 진정이나 민사상 손해배상 검토 과정에서 회사가 어떤 대응을 했는지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상산 채한규 변호사 역시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접수 시 사용자가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 근로자를 보호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며 통보를 통해 회사의 의무 이행을 촉구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섣부른 통보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회사나 가해자 측이 대응 논리를 준비할 시간을 갖게 된다"며 "내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확보하려 하거나 조직 내 분위기가 악화되는 경우도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사전 통보가 회사 측에 방어 시간을 준다는 우려는 타당하다"며 "특히 형사 고발 건이 포함된 상황에서는 증거 인멸이나 관련자 입 맞추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거 확보가 최우선'…퇴사는 최후의 카드

이처럼 장단점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최우선 원칙은 바로 '증거 확보'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통보 전에 반드시 형사 고발 관련 증거를 먼저 확보하고, 2차 가해 내용을 모두 기록 및 증거화하며, 내용증명을 통보와 동시에 발송하여 회사의 법적 의무를 명시적으로 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지영 변호사도 "산재 신청 후 통보하겠다는 판단은 방향성이 옳다"면서도, 통보 전에 보호 조치가 미이행된 상태를 최대한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자발적 퇴사'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채한규 변호사는 "섣불리 퇴사하면 산재 처리나 이후 법적 절차에서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공식 절차가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재직 상태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오지영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회사의 압박으로 인한 자진 퇴사가 아닌 권고사직 또는 해고 형태로 마무리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실업급여 수급과 이후 부당 해고 다툼에서 유리하다"며 퇴사의 원인을 회사 측 귀책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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