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빌려 간 3억⋯10년 소멸시효 끝났어도 '이 경우'엔 돈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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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빌려 간 3억⋯10년 소멸시효 끝났어도 '이 경우'엔 돈 받을 수 있다

2020. 10. 28 10:24 작성
정원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wi.ju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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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간의 채무 소멸시효는 10년⋯중간에 돈 갚는 등의 행위 있었다면 소멸시효 늘어나

부모님이 친척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그 돈이 무려 3억원 가까이 된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그 돈을 받지 못하는 건 아닌가 불안하다. /셔터스톡

A씨는 최근 시름이 깊다. 3억이라는 '받지 못한 거금' 때문이다.


사건은 부모님이 친척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시작됐다. 빌려준 돈만 무려 3억원 이상.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도 갚지 않고 있다.


부모님이 중간중간 친척을 재촉해 빌려줬던 돈 일부분을 받긴 했지만,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 훨씬 더 많다.


자꾸 미루고, 빌린 적 없다고 잡아떼는 터라 불안해진 A씨는 올해 상반기 친척을 만나 담판을 지었다. 돈을 빌린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도장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 전 '소멸시효'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빌린 돈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깜짝 놀란 A씨. 각서까지 받아놨는데, 이 기간이 지나 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건지 불안하다며 변호사를 찾았다.


중간에 '돈을 갚은 행위'가 중요한 이유⋯소멸시효 때문

변호사들은 A씨의 말대로 "빌려준 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받을 수 없는 게 맞다"고 했다. 그 기간은 10년이다.


그런데 A씨 부모님의 경우 17년전 빌려준 돈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고 볼 수 있고, 빌려준 돈 3억은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한 가지' 사실에 주목했다. 바로 돈을 빌려줬던 친척에게 중간에 일부 돈을 받았다는 점이다.


법무법인 신광의 임선준 변호사는 "중간에 친척이 변제를 했다면, (그때마다) 소멸시효가 연장된다"고 했다.


실제로 민법 제168조에 따르면 소멸시효가 중단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승인'이다. 이는 돈을 빌린 사람(채무자)이 이를 갚아야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시점부터 다시 소멸시효가 10년 연장된다.


A씨의 친척이 중간에 빌려 간 돈의 일부를 갚았다 점은 이 '승인' 행위로 볼 수 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채무 승인 또는 일부 변제와 같은 부분은 소멸시효 중단 사유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7년 뒤 쓴 각서, '시효이익'의 포기로 볼 수 있어

만약,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각서'가 주요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변호사는 봤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는 "올해 각서를 작성하였다는 점에서 친척이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서라도 빌려 간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도 "돈을 빌렸다는 확인서를 작성하였다면 채무 '승인'으로 볼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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