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의원 ‘성추행 피소’ 실명보도 논란…공익인가 과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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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의원 ‘성추행 피소’ 실명보도 논란…공익인가 과잉인가

2025. 11. 27 17:44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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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국회의원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 고소 단계서 실명 보도

법조계 "공인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 폭넓게 인정…공공의 이익 우선"

"단순 고소 사실만으로 명예훼손…무죄추정 원칙 존중해야" 반론도 팽팽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한 여성이 장 의원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이첩받고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닌 허위 무고와 관련 음해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응하겠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현역 국회의원의 실명을 공개한 언론 보도의 정당성을 둘러싼 법적·윤리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장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닌 허위 무고"라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지만, 피고소인 측은 무죄추정의 원칙과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공적 인물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경찰 고소'라는 사실만으로 실명 보도가 가능한지에 대한 법적 쟁점을 판례를 중심으로 짚어본다.


1. 보도의 정당성 근거: '공인'에 대한 감시와 비판

언론 보도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논거는 장경태 의원이 '공인(公人)'이라는 점이다. 법원은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등 공적인 인물의 공적 활동 및 도덕성·청렴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므로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판례는 "정치인이나 공직자 등 공적인 인물의 공적 영역에서의 언행이나 관계와 같은 공적인 관심 사안은 그 사회적 영향력 등으로 인하여 보다 광범위하게 공개·검증되고 문제 제기가 허용될 필요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4나76416 판결). 특히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높은 수준의 윤리성을 요구받는 만큼, 성추행과 같은 의혹은 국민의 알 권리 및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안으로 볼 여지가 크다.


법원은 공직자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강조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2. 4. 선고 2021가합516423 판결). 즉, 보도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고, 내용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설령 그로 인해 공직자의 명예가 일부 훼손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형법 제310조).


2. 신중론: '무죄추정의 원칙'과 회복 불가능한 피해

반면, 수사 초기 단계의 실명 보도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가장 핵심적인 반론은 '무죄추정의 원칙'이다. 고소장 접수는 어디까지나 고소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범죄 혐의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다. 이러한 단계에서 실명과 얼굴이 공개될 경우, 추후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실추된 명예를 완전히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요 명예훼손 법리(박용상, 『신명예훼손법』)에 따르면, "일방적 주장에 불과한 고소·고발이나 입건에 의해 수사가 개시된 것만으로는 그 관련자의 신원공개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러한 단계의 혐의가 보도될 수 있는 경우는 고도의 공적 성질을 갖는 사안이거나 유명한 공적 인물이 관련된 경우로서 그 진실성이 상당한 정도로 담보되어야 한다"는 예외를 둔다.


언론이 피의사실을 보도할 때는 "보도에 앞서 피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진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기도 하다(서울고등법원 2023. 4. 7. 선고 2022나2034945 판결). 이번 사안처럼 고소 사실 외에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보도는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 법원의 판단 기준: '이익형량'의 원칙

결국 법원은 실명 보도의 위법성을 판단할 때 '이익형량'의 원칙을 적용한다. 즉, "피의자의 실명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과 "피의자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을 비교하여 전자가 더 우월하다고 인정될 때 실명 보도가 정당화된다는 것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16. 선고 2020나22079 판결).


이때 법원은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보도의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인지 ▲표현 방식이 악의적이거나 모멸적이지 않은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수원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4나76416 판결).


이번 사안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의 성추행 의혹이라는 '공적 관심사'를 다루고 있고, 언론이 '성추행을 했다'고 단정하지 않고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었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형태를 취했다는 점에서 공익 목적의 보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4. 결론: 언론의 무거운 책임

종합하면, 현행법과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공인인 국회의원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실명으로 보도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근거로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 대표자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의 역할을 폭넓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언론이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사실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하거나, 사건과 무관한 사생활을 들추는 등 악의적인 공격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언론은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 보도하는 만큼, 피고소인의 반론을 충실히 반영하고, 향후 수사 및 재판 결과를 지속적으로 보도하여 진실 규명에 기여할 사회적 책임을 진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이번 보도가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언론의 무거운 책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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