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근무' 시각장애인 복직 막으려 했나 법원 "명백한 위법"
'새벽 근무' 시각장애인 복직 막으려 했나 법원 "명백한 위법"
기댈 곳 없던 워킹맘에게 돌아온 '새벽 근무 통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 사회복지법인이 육아휴직 후 복직하는 시각장애인 근로자에게 새벽까지 일하는 불합리한 근무시간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해고한 사건이 있었다.
법원은 이 같은 사업주의 행위가 위법한 보복성 조치라며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기댈 곳 없는 워킹맘에게 돌아온 '새벽 근무 지시'
시각장애인 A씨는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워킹맘이다.
2019년부터 한 장애인 공동주거시설에서 사회재활교사로 일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했다. A씨에게는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중증장애인 직업생활을 지원하는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제공됐다.
그러다 2020년 5월, A씨는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1년 뒤, 복직을 앞둔 A씨에게 돌아온 소식은 청천벽력 같았다. 사업주는 근무시간을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로 바꾸고, 기존에 제공받던 근로지원인 서비스는 복직 후 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A씨는 밤늦게까지 일할 경우 혼자 딸을 돌보기 어렵고, 대중교통 이용도 불가능하다며 근무시간 조정을 요청했으나 사업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합리한 업무지시 거부하자 '무단결근' 딱지 붙여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복직일이 다가왔고, A씨는 기존 근무시간대로 출근했다. 하지만 시설장은 "정해진 업무시간이 아니다"라며 A씨의 출근을 막아섰다.
이후 사업주는 A씨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결근을 했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18차례나 보냈다. 그리고 결국 A씨를 해고했다.
A씨는 부당한 해고라며 법원에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보복성 조치였나 법원, 사업주의 '갑질'에 철퇴
법원은 사업주가 지시한 새벽 근무는 업무상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해당 시간은 A씨가 자녀를 돌봐야 하는 시간과 대부분 겹치고, 퇴근 시간인 새벽 1시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업무지시는 원고가 시설장의 입소 장애여성 추행을 고발하고 근로지원인 서비스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보인다"며 "원고의 복직을 막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사업주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육아휴직 후 복직하는 근로자에 대해 사업주가 정당한 이유 없이 불리한 근무조건을 강요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되는 행위임을 명확히 한 사례다.
특히 장애인 근로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불합리한 조치는 위법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