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에 그은 밑줄, ‘재물손괴죄’로 700만원 벌금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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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책에 그은 밑줄, ‘재물손괴죄’로 700만원 벌금 낼 수 있습니다

2025. 07. 16 17:2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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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도 아닌데…" 무심코 그은 밑줄, 사서들 분노케 한 도서관 민폐 행위

책값 변상은 물론 징역형도 가능

도서관 이용자가 새로 들어온 책의 매 페이지마다 밑줄을 긋자, 이에 분노한 사서가 붙인 경고문. /온라인 커뮤니티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된 책인데, 지우개 쓰기 싫을 정도로 매 페이지 이 상태입니다. 공공 재산입니다. 습관적으로 밑줄 치지 마세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사진 속에는 거의 모든 페이지에 밑줄이 빼곡히 그어진 도서관 책과, 이를 참다못한 사서가 써 붙인 호소문이 담겨 있었다.


누구나 이용하는 공공 도서관의 책을 마치 제 것인 양 훼손한 이용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행위는 단순히 ‘비매너’로 치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책의 효용 해쳤다"…3년 이하 징역도 가능한 '재물손괴죄'

도서관 책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형법상 '재물손괴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등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여기서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물리적 파괴뿐만 아니라, 해당 물건의 본래 목적대로 사용하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도서관 책의 핵심 효용은 여러 사람이 쾌적하게 읽는 것이다. 밑줄이나 메모로 책을 더럽혀 다른 이용자에게 불쾌감을 주고 독서를 방해했다면 재물의 효용을 해친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


실제로 도서관 시설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사람에게 법원이 재물손괴죄를 적용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사례도 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2고정994 판결).


책값 물어내는 건 기본…도서관 '영구 출입 금지' 당할 수도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져야 한다.


대부분의 도서관 이용규칙은 자료를 훼손했을 경우 이용자가 변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립장애인도서관 이용규칙 제10조 역시 "이용자는 도서관자료 및 도서관 시설을 훼손하거나 파손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변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도서관은 해당 도서의 가격이나 원상 복구에 드는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도서관 이용 자체가 제한될 수도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이용규칙 제8조는 "도서관의 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는 도서관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도서를 훼손하는 등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해당 도서관에 다시는 발을 들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공공 도서관 책은 우리 모두의 자산이다. 중요한 내용 표시는 개인 소장 도서에 하거나, 붙였다 뗄 수 있는 메모지를 활용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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