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의한 항소 받아들여 준 '2심' 위법하다" 은수미 살린 대법원의 판단
"무성의한 항소 받아들여 준 '2심' 위법하다" 은수미 살린 대법원의 판단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써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2심 자체가 위법했다"
형사소송규칙 위반과 불이익변경금지원칙 이유로 들어 파기환송⋯은수미, 성남시장직 유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상고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내려지는 9일 은 시장이 경기도 성남시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에게 운전기사가 딸린 렌트 차량을 90여 차례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은수미(57) 성남시장이 대법원에서 기사회생했다. 2심에서 시장직을 박탈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대법원이 "이 판결이 위법하다"고 판단 내렸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은 시장의 상고심(3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부분은 1심 재판이 끝난 뒤 검찰이 법원에 낸 항소이유서였다. 당시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는데, 대법원은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규칙을 어겼다"라고 판단했다.
항소 이유가 적법하지 않다면, 그 이유를 바탕으로 형량을 올린 2심 재판 결론 역시 적법하지 않다는 논리다. 쉽게 말해 검찰이 무성의하게 항소했으니, 2심 재판 전체가 위법이라는 말이다. 주심을 맡은 안철상 대법관은 이날 "검사의 양형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이 적법하지 않다면, 원심이 벌금액을 증액한 것은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반하게 된다"고 밝혔다.
은 시장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93차례에 걸쳐 성남 지역 폭력 조직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가 대표로 있는 코마트레이드 측으로부터 운전기사와 차량을 지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은 시장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정치활동을 계속하면서 차량 편의를 제공받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은 시장 측은 차량을 제공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운전기사의 자원봉사 활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자연인 신분이었던 은 시장은 차량을 제공받아 했던 행동도 정치활동이 아닌 "생계유지를 위한 경제활동"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은 시장이 제공받은 차량과 운전기사는 "정치자금 수수가 맞는다"고 판단했지만, 시장직은 유지할 수 있는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직을 상실하는데,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2심 역시 "정치자금 수수가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량을 대폭 올렸다. 2심 재판 당시 검찰 측은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는데, 2심 재판부는 그보다 2배 높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공직 후보자가 정치자금을 부정하게 수수했는지 여부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자질과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은 시장의 변명은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이나 윤리 의식에 비춰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런데 9일 열린 대법원 상고심(3심)에서 이 같은 2심의 결론이 위법하다고 결론 내리고,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2심 재판부로 내려보내며 성남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