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만 명 떨고 있는 AVMOV 수사…고용준 변호사 "기록 삭제? 포렌식 앞에선 무용지물"
54만 명 떨고 있는 AVMOV 수사…고용준 변호사 "기록 삭제? 포렌식 앞에선 무용지물"
포렌식으로 삭제 기록까지 복원
아동 성착취물은 선처 없다

국내 최대 불법 촬영물 공유 사이트 ‘AVMOV’ 운영진이 입건됐다. 가입자 약 54만 명 중 100명 이상이 자수했다. /연합뉴스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촬영물 공유 사이트 'AVMOV'가 경찰 수사망에 포착되면서, 각종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가입자 수만 약 54만 명. 단순 호기심으로 접속했던 이들부터 '헤비 유저'까지, 수사 기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운영진을 입건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자, 벌써 100명이 넘는 이용자가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이용자는 "나는 그저 보기만 했다"며 숨죽이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보기만 했다"는 안도나 "몰랐다"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건의 법적 쟁점을 분석해 봤다.
'포인트'와 '썸네일'이 고의성을 증명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고의성'이다. 수사기관이 처벌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위법한 영상임을 알고도 봤느냐 하는 점이다.
많은 이용자가 "제목만 보고 클릭했지, 불법 촬영물인 줄은 몰랐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냉정하다. AVMOV 사건을 분석한 법무법인(유) 한별 고용준 변호사는 "수사 실무에서 불법인 줄 몰랐다, 실수로 다운로드했다는 주장은 거의 배척된다"고 단언했다.

이유는 사이트 구조 때문이다. 이 사이트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댓글 활동 등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이 포인트로 영상을 거래하는 구조였다. 고 변호사는 "사이트 구조, 영상 제목과 썸네일, 접속 경위 등을 근거로 고의성은 쉽게 입증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료 결제를 하거나 포인트를 써서 접근했다면, 불법성을 인지했을 가능성(미필적 고의)이 매우 높게 인정되어 특정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저장 안 하고 스트리밍만 했다"... 시청 자체가 범죄
"다운로드는 안 받고 스트리밍으로 시청만 했으니 괜찮지 않냐"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에는 소지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법이 다르다.
성폭력처벌법과 청소년성보호법은 모두 '시청' 행위 자체를 명시적인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용준 변호사는 "파일을 내려받지 않았더라도 접속 기록과 시청 로그가 확인되면 범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상물에 아동·청소년이 등장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의 경우, 단순 소지나 시청만으로도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삭제하면 그만?... 디지털 포렌식 앞엔 무용지물
수사망이 좁혀오자 PC나 스마트폰 기록을 삭제하거나 초기화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역시 "부질없는 짓"이라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포렌식 기술 앞에서는 삭제 여부와 관계없이 저장 흔적, 접근 기록, 캐시 데이터가 모두 복원되어 증거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찰은 이미 사이트 폐쇄 이전의 서버 로그와 결제 내역을 확보해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단순 음란물 유포 사건이 아니라, 불법 촬영과 성 착취물의 소비 단계까지 처벌하는 구조적 사건"이라며 "특히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이 포함된 경우 선처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