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 조롱 AI 영상, 현행법 처벌은 '사각지대'… 대안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유관순 열사 조롱 AI 영상, 현행법 처벌은 '사각지대'… 대안은?

2026. 02. 26 11:39 작성2026. 02. 26 12:17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유관순 열사 희화화 영상 파문

사자명예훼손·모욕죄 적용 어려운 법적 사각지대

유관순 열사 조롱 영상

3·1절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유관순 열사를 악의적으로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확산하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충격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제작·유포자를 직접 처벌하기는 어려워, 법적 사각지대를 해소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로 되살아난 독립운동가 조롱… 도 넘은 역사 왜곡

최근 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오픈AI의 영상 생성 모델 '소라(Sora)'를 이용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3개를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유관순 열사가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현하거나, "유관순 방구로켓"을 외치며 우주로 솟구치는 등 고인을 노골적으로 희화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영상 제작에 사용된 이미지가 일제의 혹독한 고문으로 얼굴이 부은 서대문형무소 수감 당시 사진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선을 넘었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다"며 강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자명예훼손'도, '모욕'도 어렵다… 처벌의 한계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악의적인 조롱 영상을 제작·유포하더라도 직접적인 형사처벌은 매우 어렵다고 분석한다.


우선 사자명예훼손죄(형법 제308조) 적용이 첫 번째 난관이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의 영상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허구이자 조롱일 뿐, 일반 대중이 이를 실제 역사적 사실로 오인할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실의 주장을 의미하는 '허위사실 적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욕죄(형법 제311조) 적용 역시 불가능하다. 대법원은 모욕죄를 사실 적시 없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할 때 성립한다고 본다. 하지만 현행법상 모욕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모두 '생존하는 사람'만을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어, 고인인 유관순 열사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


우리 형법에 '사자(死者)모욕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회적 조치와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안은?

직접적인 처벌이 어려운 만큼, 법조계는 다음과 같은 우회적 조치와 현실적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1. 행정적·플랫폼 조치: 가장 신속한 방법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 시정요구 및 삭제 조치를 끌어내는 것이다. 동시에 해당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혐오 및 차별 콘텐츠 관련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대량 신고하여 영상의 확산을 막는 것이 1차적 대응책이다.


2. 민사소송 제기: 형사처벌과 별개로, 유족이 인격권(고인에 대한 추모의 정 등) 침해를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법원에 영상 유포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위자료)을 청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법적 구제 수단으로 꼽힌다.


3. 간접적 형사 고소 검토: 유관순 열사의 수형 기록 사진 등 국가기관 소유 저작물의 무단 사용에 대한 저작권법 위반(저작권법 제136조)이나,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취지의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고소를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간접적인 접근 방식으로, 저작권의 존속 여부나 업무방해와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AI 기술 발전 속도를 법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촌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역사적 인물 보호와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특별 규제, 그리고 '사자모욕죄' 신설 등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입법적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