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때문에 왜 제가 수업을 못 들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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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때문에 왜 제가 수업을 못 들어야 하나요?”

2019. 10. 13 17:3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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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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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듣는 수업 성희롱 당했다면 어떻게 구제 받아야 하나

일단 학교 측에 피해보상 요구, 추후 학교가 교수에게 구상권 행사

총신대 신학과 교수가 수업 중 헤어롤을 하고 있는 여학생에게 "화장은 매춘부나 하는 짓"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해당 발언을 한 교수가 붙인 사과 대자보. /총신대 총학생회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교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연세대학교 류석춘 교수가 수업 도중 "(매춘을 시작하는 과정이)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한 데 이어 총신대학교 한 신학과 교수가 "화장은 매춘부나 하는 짓"이라고 말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교수는 목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었다.


학교 측은 문제가 된 수업들을 폐강하거나 휴강하고 있는데, 그 결과 학생들은 '수업권 침해'라는 2차 피해를 입고 있다. 이 때문에 "잘못은 교수가 하고 피해는 학생이 입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 받을 법적 수단은 없을까. 변호사들은 "일단 (교수가 아닌) 학교 측에 책임을 지라고 주장하라"고 조언한다. 학교가 먼저 피해를 배상해준 뒤 교수에게 배상액 만큼을 추후에 받아내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매춘부 이야기하며 학생에게 "만 원 줄 테니 갈래?"

총신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이 대학 신학과 소속 A 교수는 지난 4일 한 교양 수업 중에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학생들이 있던데, 이런 행동은 외국에서는 매춘부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교수가 아니면 '만 원 줄 테니 갈래?'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학생들이 (길거리에서) 화장하는 게 있더라고. 여러분 이거는요. 외국에서 보면 이거는 매춘 행위에요. 매춘 행위. 아니 그 매춘하는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칠하고 이러지. 아니 멀쩡한 대낮에 길거리에서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하는 게 그게 몸 파는 여자들 행동이지 그게 정상인이 아니잖아요. 여러분 조심하세요. 외국인들 앞에서 그러면 '내 돈 줄게. 가자' 이럴 수 있어요. 굉장히 여러분이 (화장) 문화를 조심해서 다루셔야 합니다. 저는 깜짝깜짝 놀랐어요. 버스를 한번 탔는데 (어떤) 사람이 이러고 있는 거야. 생긴 건 대학생같이 생겼는데 매춘을 하는구나. 내가 교수가 아니면 돈 한 만 원 주니까 갈래, 이럴까 싶어. 생긴 건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여러분 조심하세요. 학교 와서 화장실에서 (화장하세요). 그래서 화장실이잖아. 화장하라고."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은 "11일 예정된 해당 교수 강의는 휴강하기로 결정하고 향후 대체 강의자를 찾아 진행하겠다" 밝혔다.

최진혁 변호사 "학습권 침해 입은 학생은 학교에 소송 가능⋯학교가 나중에 교수에게 구상권"

법률 전문가들은 문제가 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학교 측에 '학습권 침해'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당 수업의 폐강 또는 휴강으로 졸업 학점을 채우지 못하는 등의 구체적 피해가 발생했다면 학교에 대안을 요구할 권리도 있다고 했다.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는 "(피해 학생들이) A 교수에게 직접적인 소송을 제기하기 보다는 학교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해서 보상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라며 "이 문제는 A 교수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해 발생한 문제라서 학교가 (A 교수에게) 사후적 구상권 행사가 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


구상권(求償權)이란 채무를 대신 갚아준 측이 갖는 반환청구권이다. 이 사건에서 '채무를 대신 갚아준 측'은 학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학생에게 피해를 배상해야 하는데, 중간에 있는 학교가 일단 학생에게 배상한 뒤에 사후적으로 A 교수에게 배상액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최 변호사는 "학생들은 학교 측에 일단 피해를 구제받고 학교가 A 교수에게 사후적으로 구상권을 행사해서 해결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했다.

총신대 해당 교수 "나의 생각이 깊지 못했다고 여겨 미안하다, 다만⋯"

문제가 된 발언을 한 A 교수는 지난 8일 학교 공개 사과문을 붙였다. 그는 "학생들을 바르게 인도하겠다는 의도가 강하여 나온 발언이라 여긴다. 보호 차원으로 강하게 표현한 것인데 이것이 상처가 되고 분노를 일으켰으니 나의 생각이 깊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교수가 아니면' 부분은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를 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내가 교수가 아니면 돈 한 만 원 주니까 갈래, 이럴까 싶어"라는 발언에 대해서였다. 자기가 매춘 의사를 묻고 싶었다는 취지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피해 학생들은 "당시 맥락은 그런 게 아니었다. 제대로된 사과가 아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자 A 교수는 지난 10일 새벽 새로운 사과문을 다시 올렸다.


그는 새 사과문에서 "10월 4일 수업에서의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내 허물을 인정하며 상응한 책임을 지겠다. 8일 사과문 역시 나의 부족한 해명임을 인정한다. 이번 일을 깊은 성찰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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