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가 '부부재산약정' 쓰면 모든 걱정 없앨 수 있을까?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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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가 '부부재산약정' 쓰면 모든 걱정 없앨 수 있을까?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2025. 07. 04 17:3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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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계약서 써도 '만능방패'는 못 된다

법이 말하는 한계

가수 신지와 문원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결혼 소식을 알리는 모습. /신지 유튜브 채널 '어떠신지' 캡처

가수 신지의 결혼설이 불거지자, 신지의 막대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 ‘혼전계약서(부부재산약정)’부터 쓰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이 계약서, 과연 법적 효력이 있는 완벽한 방패가 될 수 있을까.


"결혼 전 재산은 내 것"이라 계약서에 적어도...

사람들이 흔히 혼전계약서의 핵심 조항으로 꼽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결혼 전에 각자 소유했던 재산은 특유재산(부부의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 재산)으로 한다." 둘째, "이혼하더라도 이 특유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하다. 우선 첫 번째 조항은 사실상 민법 규정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 우리 민법(제830조 제1항)은 이미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을 특유재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 자체로 새로운 보호막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특유재산이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그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3므1020 판결). 예를 들어 배우자가 가사노동을 전담하거나, 재산 관리·유지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사실이 인정되면 신지의 재산 일부가 분할될 수 있다.


법원이 ‘재산분할 포기’ 약정을 무효로 보는 결정적 이유

더욱 결정적인 것은 두 번째 조항, 즉 ‘재산분할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법원에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 대법원은 혼인이 해소되기도 전에 미리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약속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대법원 2003. 3. 25. 선고 2002므1787 판결).


이는 재산분할제도가 혼인 중 부부가 함께 노력해 이룬 재산을 정당하게 나누는 제도일 뿐 아니라, 이혼 후 경제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일방을 보호하려는 공익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사자 간의 계약이라도 이러한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사전 포기 약정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등에서 혼전계약으로 이혼 시 재산분할을 원천 차단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부부재산약정만으로 완전한 보호장치가 되기 어렵다.


계약서의 존재는 재판 과정에서 부부 각자의 기여도를 판단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재산분할 자체를 막는 ‘만능키’는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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