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 소송에 재산 피해까지 청구하면 안 되나요?…변호사들 "역효과"
상간녀 소송에 재산 피해까지 청구하면 안 되나요?…변호사들 "역효과"
위자료와 재산피해는 별개
변호사들 "소송 분리하는 전략이 현실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남편의 외도와 사기 행각으로 이혼한 여성이 상간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며 빼앗긴 재산까지 받아낼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상간소송의 본질은 정신적 피해 보상"이라며 재산 피해 청구를 섣불리 병합하면 오히려 재판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호사들은 상간녀 소송에서는 재산 피해 사실을 위자료 증액 사유로만 활용하고, 실제 금전 피해는 전남편을 상대로 한 별도 소송으로 회수하는 '투 트랙 전략'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친정 돈까지 가져가 상간녀와 데이트"…외도를 넘어선 재산 착취
전남편의 외도로 결국 이혼 도장을 찍은 A씨는 현재 상간녀와 전남편을 공동 피고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A씨가 입은 피해는 단순한 배신감을 넘어섰다.
전남편은 A씨에게 거짓말로 돈을 받아 상간녀와 해외여행을 다녔고, 심지어 "친정에서 지원받은 돈까지 반드시 돌려주겠다"며 가져가 탕진했다. A씨는 이 중 증거가 명확한 1000만 원대 피해에 대해 사기죄로 형사 고소한 상태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 명의의 사업자 카드를 "지인이 잠시 필요하다"고 속여 가져간 뒤 상간녀와의 데이트 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카드 거래내역과 두 사람의 데이트 사진을 통해 드러났다.
여기에 A씨 명의로 구매한 차량을 멋대로 끌고 다니며 100만 원이 넘는 과태료를 발생시키고, 이혼 후 700만 원대 캐피탈 대출마저 A씨 몫으로 남겼다. A씨는 이 모든 재산상 손해를 상간소송에서 한 번에 해결하고 싶다.
상간소송에 재산피해 병합 청구, 왜 위험한가
법률 전문가들은 A씨 바람과 달리, 상간 소송에 모든 재산 피해 청구를 포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상간 소송의 본질은 외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인 반면, 금전 편취, 카드값, 차량 할부금 등은 재산상 손해로 법적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재산상 손해를 위자료 소송에 무리하게 끼워 넣으면, 외도 사실을 입증하는 것 외에도 1000만 원 사기, 카드 사용 내역의 부당성, 차량 감가상각 및 과태료 책임 등을 모두 하나의 재판에서 다투어야 하므로 쟁점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이를 단순히 상간소송에 병합할 경우, 소송 성격이 혼재되어 재판부로부터 분리 명령을 받거나 심리가 지연될 위험이 큽니다"라고 경고했다.
하나의 소송에 모든 것을 담으려다 오히려 재판이 길어지고 복잡해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간녀에게 '공동 책임' 묻기, 하늘의 별 따기?
그렇다면 상간녀에게 재산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능할까? 변호사들은 입증 어려움을 가장 큰 장벽으로 꼽았다.
상간녀에게 재산상 손해를 공동으로 청구하려면, 그녀가 전남편의 사기 행각이나 카드 무단 사용 사실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이를 방조했다는 점을 법정에서 증명해야만 한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상간녀가 단순히 연인관계에서 소비 수혜자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상간녀가 편취를 알면서 함께 계획·요구·사용했다, 또는 편취 과정에 교사·방조했다는 사정이 입증될 때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해 함께 청구하는 구성이 현실적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한강 한대섭 변호사도 "상간녀는 데이트 비용 출처나 차량 소유주가 A씨임을 몰랐다고 부인할 가능성이 큽니다"라며 예상되는 반론과 입증 난도를 설명했다.
변호사들의 해법…위자료는 위자료대로, 피해금은 피해금대로
변호사들은 복잡하게 얽힌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공통적으로 제안했다.
첫째, 상간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위자료를 받아내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대신 A씨가 확보한 카드 사용 내역, 해외여행 증거 등은 부정행위 악질성을 강조해 위자료 액수를 최대한 높이는 핵심 증거로 활용해야 한다.
법무법인(유한) 안팍 오정석 변호사는 "이는 법원이 상간 위자료 액수를 산정할 때 금액을 대폭 증액시키는 결정적인 사유가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둘째, 실제 잃어버린 돈은 오롯이 전남편을 상대로 한 별도의 민사 소송 및 형사 절차를 통해 받아내는 것이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현재 사기죄로 형사고소가 진행 중인 부분은 형사와 민사를 병행하시는 것이 맞고, 형사 수사 결과(기소, 유죄 인정 등)가 민사 손해배상 청구에서도 유력한 증거로 활용됩니다"라며 두 절차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결국 감정적인 대응보다 소송 목적을 명확히 분리하여 각각의 절차에서 실질적인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