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는데⋯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새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는데⋯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폭력 이기지 못하고 가출한 어머니 쫓아가 불 질러⋯전신화상으로 사망
새아버지 처벌⋅어머니 명의 재산 처리 등⋯"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
변호사들이 정리한, 법적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

A씨의 어머니는 온몸에 화상을 입고 고통스럽게 숨을 거뒀다. 범인은 바로 새아버지였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재혼했던 어머니가 7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온몸에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한 달을 버텼으나 결국 고통스럽게 숨을 거뒀다. 범인은 새아버지였다. 그는 평소에도 자주 폭력을 휘둘렀다. 견디다 못해 어머니가 집을 떠나자 뒤쫓아와서 저지른 범행이었다. 본인 몸에도 불이 붙었으나, 그는 건강을 회복했다.
이 사건은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황망한 비보에 A씨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어머니 명의로 된 건물을 토대로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어머니 명의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게 생겼다.
재산처분 문제도 깜깜하다. 특히 범죄를 저지른 새아버지가 혹시 어머니의 유산을 조금이라도 가져갈까 봐 걱정이 든다. A씨가 처한 상황에 대해 변호사 4명에게 자문을 구했다.
변호사들이 밝힌 'A씨가 법적으로 당장 해야 하는 일들'을 정리했다.
우선 변호사들은 "가해자(새아버지)에 대해선 중한 처벌이 예상된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참고인으로서 엄벌 촉구를 위해 탄원서 등을 제출하는 게 남은 절차"라고 했다. 법무법인 평화 박현우 변호사도 "가해자가 합의를 시도할 텐데 무거운 처벌을 바란다면 이를 거부하면 된다"고 했다.
대신 변호사들은 어머니 명의로 된 재산처분과 관련해 "처리가 시급하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저스트 신민호 변호사는 "최우선으로 어머니 명의로 된 건물의 대출금 이자를 납입하라"고 조언했다. 이자가 연체될 경우 건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매각이 되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이자 연체가 지속될 경우 상속인들이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순서는 어머니 재산과 빚의 확인이다.
아고라 법률사무소 김현용 변호사는 "금융감독원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를 통해 어머니의 재산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확인 결과 재산보다 채무(빚)가 많다면 상속 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상속인은 부모님이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개월이 넘으면 상속 포기를 할 수 없다.
결정 없이 3개월이 지나면 "상속을 받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처리된다. 재산과 빚을 모두 떠안는 것이다. 만일 빚이 재산보다 클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비교를 통해 실익이 큰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변호사들은 가해자인 새아버지와의 공동상속 여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김현용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새아버지는 공동상속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상속결격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민법은 "고의로 직계존속을 살해한 사람은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속결격이 되면 별도의 재판장 선고 없이도 상속인의 자격이 박탈된다.
신민호 변호사는 "(걱정된다면) 새아버지를 상대로 '상속권 부존재 확인의 소'를 거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별도 재판을 통해 새아버지에게 상속권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으라는 조언이다.
변호사들은 형사판결과 별개로 A씨에게 "새아버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했다.
살인죄는 하나의 범죄행위인 동시에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를 청구할 수 있는 전제'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이 죄를 인정하면 A씨는 민법규정(제 750조)에 의하여 새아버지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다.
신민호 변호사는 "새아버지가 살인죄의 죄책을 질 것이 명백하므로 이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명기 변호사도 의견을 같이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가액은 어머니의 나이 및 직업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