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돕던 친정엄마 쫓아내고 출입 막는 사위… 변호사들 “명백한 이혼 사유”
육아 돕던 친정엄마 쫓아내고 출입 막는 사위… 변호사들 “명백한 이혼 사유”
남편 단독 명의라도 친정엄마 출입 막는 건 권한 남용

맞벌이 부부 A씨는 친정어머니의 도움으로 육아를 이어왔지만, 남편이 돌연 “장모는 출입 금지”를 외치기 시작했다. /셔터스톡
결혼 후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낳은 A씨에게 친정어머니는 가장 든든한 육아 지원군이다. A씨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뒤에는, 회사와 가까운 친정집에 아이와 함께 머물며 어머니의 도움을 받았다. 남편 역시 아이를 보기 위해 처가를 자주 오갔기에, A씨는 ‘친정 엄마표 육아’가 당연한 일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은 돌연 자신의 집에 장모가 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반기지 않기 시작했다. 남편은 “내 허락 없이는 못 들어온다”며 A씨는 물론, 아이를 돌봐주신 장모의 출입까지 막아서는 비정한 태도를 보였다.
A씨 부부의 집은 남편 명의로 되어 있지만, 양가의 지원과 부부 공동 대출로 마련한 명백한 ‘공동의 보금자리’였다. A씨는 “딸인 내가 허락했는데도 친정엄마가 집에 들어오면 가택침입죄가 성립하느냐”며 “이게 이혼 사유가 확실하다면 이혼하고 싶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듯한 남편의 태도에 부부간의 신뢰는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남편의 ‘가택침입’ 주장, 법적으로 타당한가?
변호사들은 남편의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집이 남편 단독 명의일지라도, 부부가 함께 살고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이라면 아내 역시 동등한 ‘거주권’을 갖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배우자 명의 주택이라도 공동 대출로 구입했고 혼인생활의 거주지로 사용됐다면, 아내 역시 해당 주택에 대해 적법한 점유 및 사용권을 보유한다”며 “일방적으로 출입을 막는 행위는 법적 권한을 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 역시 “아내의 허락을 받고 들어오는 친정어머니는 가택침입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남편이 출입을 막는다면 폭행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A씨와 A씨의 허락을 받은 친정어머니가 집에 들어가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이며, 남편의 ‘가택침입’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유안 김용주 변호사는 “비밀번호를 바꿨다면 열쇠공을 대동해도 된다”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장모님 멸시가 이혼 사유?” 법원의 판단 기준은
그렇다면 남편의 이러한 행동은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 중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해광 손철 변호사는 “육아를 위해 친정어머님의 도움이 절실했던 상황에서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를 거부했다면 이는 정서적 학대나 부당한 통제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장모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그 딸인 아내에 대한 인격적 무시이자 심히 부당한 대우”라며 “아이를 돌봐주신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격의 행동은 부부간의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법원은 남편의 행동이 맞벌이 부부의 공동 책임인 ‘자녀 양육’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부부간 협력 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아내가 입증해야 하므로 변호사의 조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