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원·'아내의 맛', 시청률만 뽑아먹고 끝냈다
함소원·'아내의 맛', 시청률만 뽑아먹고 끝냈다
조작 방송 의혹 인정하고 사과한 함소원과 '아내의 맛' 제작진
'리얼리티' 표방했던 아내의 맛⋯시청자 배신감 큰데
이 사건은 단순 해프닝에 그칠까⋯변호사와 법적 책임 분석해봤다

조작 방송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한 방송인 함소원과 '아내의 맛' 제작진.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에 그칠까. 아니면 시청자를 속인 법적 책임까지 지게 될까.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모두 다 사실입니다.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습니다." -방송인 함소원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습니다." -'TV 조선 '아내의 맛' 제작진
결국 조작 방송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한 방송인 함소원과 '아내의 맛' 제작진.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에 그칠까.
아내의 맛은 '리얼리티'를 표방한 부부 관찰 예능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를 해왔다. 그런 만큼 이들의 거짓말에 배신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많았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쳤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는 이유다.
로톡뉴스는 실제 함소원과 제작진이 시청자를 속인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인지 예상해봤다.
'대륙의 큰손 파파의 개인 별장.', '대륙의 클래스.'
다양한 조작 의혹이 제기됐지만, 시청자들이 가장 분노한 건 함소원이 시댁의 재력을 과시한 부분이었다. 중국 광저우의 럭셔리 신혼집과 시부모의 3층 고급 별장은 하나같이 호화스러웠다. 함소원은 "남편 집안이 재벌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방송이 공개될 때마다 집의 인테리어와 전망, 가구 브랜드 등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시댁 소유라던 별장은 알고 보니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업체)에서 빌린 집이었고, 중국 신혼집 역시 단기 렌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약 2주 전부터 이러한 의혹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결국 함소원은 2년 9개월 만에 방송에서 하차했다. 제작진은 황급히 프로그램을 종영했다.

①사기죄 어렵다⋯피해자의 재산 처분 행위 없기 때문
함소원은 방송에서 시청자들을 속였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사기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함소원에게 ①형법상 사기죄(제347조)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사기죄 성립에 필요한 '피해자의 재산 처분행위'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장된 연출로 함소원이 시청자들을 속였고(기망행위), 실제 시청자가 이를 믿어서 속았다고 하더라도(착오), 시청자가 재산상 손해가 유발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법무법인(유) 한별의 강민주 변호사는 "사기죄는 피해자의 재산 처분행위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성립한다"며 "(이번 사건은) 그렇게 보이진 않기 때문에 사기죄 성립이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로엔리의 이지윤 변호사도 "시청자가 함소원에게 직접 후원을 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피해자의 재산) 처분 행위가 없었다는 점에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②전기통신기본법도 어렵다⋯'허위'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
②전기통신기본법 위반을 검토했을 때도 "실제 적용은 어렵다"고 했다. 이 법은 제47조 제2항에서 "자기에게 이익을 줄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연히 허위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함소원은 방송(전기통신설비)을 통해 출연료 등의 수익(이익)을 얻었으니 이 법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강민주 변호사는 "방송 내용에 과장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이 조항에서 말하는 '허위'에 이를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했다.
이지윤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세부적인 표현에 있어서 약간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보이는 정도를 '허위'와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하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률자문

함소원이 아니라 '아내의 맛' 제작진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법 조항은 없을까. 방송의 공적 책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방송법을 검토해봤다.
변호사들은 "역시 어렵다"며 "방송사 자체에서 내부적인 책임을 지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적인 조치 정도가 가능한 최대 수위의 제재"라고 분석했다.
강민주 변호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적인 조치 외에 시청자가 방송사에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10년 가까이 프로듀서(PD)로 근무한 한상훈 변호사(PD&LAW 법률사무소)도 "방심위에서 행정조치 정도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지윤 변호사 역시 "관련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허위⋅과장 방송을 하더라도, 방송사를 형사적으로 제재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대신 "방심위를 통해 제재할 여지가 존재한다"고 했다.
실제 '방송심의에관한규정'에 따르면 허위 사실을 방송하거나, 사실을 명백히 왜곡해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방송통심심의위원회는 방송법(제100조 제1항)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제재를 내릴 수 있다.
▲5000만원 이하의 과징금 ▲프로그램의 삭제나 정정⋅수정 ▲관계자에 대한 징계 ▲주의 또는 경고 ▲위반정도가 경미한 경우 권고나 의견 제시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제재는 '권고나 의견 제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최근 5년치(2015년~2020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1480건 중 1208건(81%)에 대해서 권고, 의견 제시 등의 행정지도가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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