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석에 앉았다가 모욕·추행으로 조사…허위진술 여성, 무고죄 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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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석에 앉았다가 모욕·추행으로 조사…허위진술 여성, 무고죄 처벌 가능?

2021. 09. 13 16:59 작성2021. 09. 15 17:18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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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석에 앉은 남성에 "모욕 및 성추행" 주장한 여성⋯경찰,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리

변호사들 "허위로 진술한 여성, 무고죄 책임 물을 수 있다"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던 것이 발단이 돼 모욕 및 성추행으로 조사를 받은 남성. 하지만 최근 이 남성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허위진술'이 확인되면서다. /유튜브 '연합뉴스'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하철에서 벌어진 한 모욕 및 성추행 사건이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여성 A씨가 남성 B씨를 모욕 및 성추행으로 신고했는데, 경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상황을 바로 옆자리에서 목격한 사람의 증언과 CC(폐쇄회로) TV 증거 등을 통해 '허위진술'이 확인되면서다.


이는 지난 10일,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가 '남자 장애인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는 이유로 여자가 성추행범으로 허위 신고한 사건'이라며 내용을 소개하며 알려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뇌하수체 종양으로 저혈압과 부정맥을 앓고 있는 남성 B씨. 장애로 몸이 불편했던 B씨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 당시 장애인 및 노약자석에는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이를 본 여성 A씨는 B씨에게 "여기 앉으면 안 된다"며 "아이 X" "재수 없어" 등의 욕설을 했다.


B씨가 배려석에서 일어나 자리를 옮겼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A씨가 자신의 친구를 통해 B씨를 경찰에 신고한 것. 이때 B씨는 해당 상황들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카메라 동영상 녹화를 켜고 녹취를 했다. 그런데 이를 두고 A씨는 불법 촬영을 주장했다. 카메라 렌즈는 B씨가 손으로 가렸는데도 그랬다.


이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자신을 향해 욕설 등 모욕을 했고, 코트를 입은 자신의 팔뚝 부분을 잡아당겨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①모욕 혐의와 ②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목격자의 증언과 CCTV 증거 등으로 혐의를 벗게 됐다. 목격자는 "B씨의 욕설이나 신체접촉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했고, 지하철역 승강장 CCTV에도 B씨가 A씨를 추행하는 장면 등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한 여성에게 무고죄 책임 물을 수 있어 보인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허위 신고한 A씨를 무고로 처벌하라" "명백한 무고"라는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다른 사람을 형사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하는 무고죄. 사실 이 무고죄가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①신고 내용이 허위사실이어야 하고 ②허위사실은 형사처분 또는 처벌 대상이어야 하며 ③형사처벌을 받게 할 고의성이 확인돼야 그 요건이 성립하는데, 이 고의성을 입증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대법원도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했을 때는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1622 판결).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으로 봤을 때 변호사들은 A씨에게 무고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제이앤유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엄진 변호사는 "(보통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사건들 중) 사건 당시 신고자 입장에선 강제추행이라고 착각할 만한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성추행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는 성추행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법원 판례대로) 무고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했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제이앤유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엄진 변호사,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 /로톡DB
(왼쪽부터) 제이앤유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엄진 변호사,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 /로톡DB


엄 변호사가 말한 상황은 예를 들자면 이렇다. 혼잡한 지하철 안, 승객들은 하차 등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다른 사람의 신체를 스치고 지나갈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을 고의로 한 것이 아니지만, 이를 당한 승객 입장에서는 성추행으로 생각해 신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엄 변호사는 분석했다. 현재 알려진 상황을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A씨는 모욕적 표현을 듣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욕설 등의 표현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한, 신체접촉 등 특정한 행위가 없었는데도 구체적으로 "팔뚝 부위 코트를 잡았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는 점에서 무고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A씨가 무고죄로 인정될 경우, 예상 형량은 어느 정도일까. 법률사무소 진률의 김진휘 변호사는 "보통 무고죄는 초범이라면 200~5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엄진 변호사는 "상대방인 B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모욕을 주기 위해 이런 일을 했다면, 벌금보다는 징역형이 나올 것 같다"며 "초범이라면 집행유예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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