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를 믿는 건 이혼당할 사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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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를 믿는 건 이혼당할 사유일까

2020. 02. 29 19:30 작성2020. 03. 03 16: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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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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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그 누구도 상대방의 종교활동을 그만두도록 강요할 수 없다"

종교적 갈등으로 인한 이혼이 가능한 경우는 '결과적으로 가정에 소홀했을 때'

'특정 종교를 과하게 믿는 것이 이혼 사유가 될까'라는 물음에 변호사들은 "그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아니다"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천지는 지난 28일 "신천지를 믿는다는 이유로 가정과 직장에서 핍박받는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관련 사례 4000여건이 교단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해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최근 크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유행 원인으로 신천지가 지목됐다. 이 때문에 가정 내 신천지 교인을 둘러싼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부부 사이에 이런 갈등이 벌어지면, 이혼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가 '사이비'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는 법적인 이혼 사유에 해당할까.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우리 법원은 소위 '사이비' 종교라고 칭해지는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 몰래 다시 나간 '여호와의 증인' 교회⋯ 남편의 이혼 소송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 /로톡DB

관련해서 김춘희 변호사가 언급한 대법원 판례다. 결혼 전 '여호와의 증인'을 믿었던 A씨는, 남편 B씨를 만나 결혼하면서 신앙생활을 중단했다. 하지만 남편이 해외 근무로 집을 비우자 다시 교회에 나갔다.


매주 화요일, 금요일, 일요일에 2~3시간씩 교회에 가느라 집을 비웠다. 교리에 따라 웃어른께 하는 큰절이나 조상에 대한 제사도 거부했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교리를 교육시켰다.


남편이 해외 근무를 마치고 귀국하자 갈등이 폭발했다. 남편 B씨는 A씨에게 "종교활동을 그만둬라"고 요구했지만, A씨는 거부했다. 불화가 심해졌고, 끝내 남편 B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1⋅2⋅3심 "이혼 안 된다⋯누구도 상대방의 종교활동을 그만두도록 강요할 수 없다"

이 사건을 심리한 1심과 2심은 물론 대법원까지 모두 남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부는 가족이라는 혈연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구심체로서 가정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서로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며 "어느 누구도 (일방이) 상대방의 종교활동을 그만두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남편의 잘못이 더 크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내 A씨는 신앙생활을 계속하면서도 가족의 식사준비, 빨래, 청소 등 가정주부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은 빠짐없이 해왔고, 시어머니가 자극성 있는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고 시어머니의 음식을 따로 마련하는 등 정성을 다했다"면서 "오히려 (남편 B씨가) A씨의 종교활동을 그만둘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부사이에 갈등과 불화가 심화되었는데, 남편이 절제력을 잃고 아내를 폭행했다"고 밝혔다.


이혼 사유 = '신앙생활' 그 자체가 아니라, '신앙생활'로 발생한 가정 소홀

법원이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 "이혼 책임이 있다"고 한 때에는, 종교로 인해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였다. 즉 종교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과도한 종교활동으로 가정에 소홀해지면 "그때는 문제"라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지난 1996년 특정 종교를 과하게 믿은 부인 C씨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며 남편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C씨는 신앙생활을 이유로 자주 집을 비웠다. 판결문에 따르면 "전업주부였지만 집안일과 아이들 뒷바라지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C씨가 신앙생활에만 전념하면서 가사와 육아를 소홀히 한 것이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된 이유"라며 "부부 사이에는 서로 협력하여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신앙의 자유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즉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그 결과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의무를 저버렸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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