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껴안는 행위'는 추행이 아니다? 1심 뒤집은 2심의 파격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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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껴안는 행위'는 추행이 아니다? 1심 뒤집은 2심의 파격 판결

2025. 09. 10 17:0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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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과거 인정되지 않던 추행 범위 넓힌 의미 있는 판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원고등법원이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껴안는 행위'를 성추행으로 인정하며,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20대 남성 A씨는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심에서는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아 논란이 일었다.


PC방에서 벌어진 기습적인 접촉

사건은 2023년 10월 1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PC방에서 발생했다. 피고인 A씨(20)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PC방 후문에서 말다툼을 하던 중 13세 소년 E군과 12세 소년 B군을 차례로 만났다.


A씨는 먼저 E군에게 다가가 갑자기 뒤에서 껴안고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 행동을 했다. 약 4분 뒤, A씨는 PC방 후문 근처에서 B군에게 "얘가 나 강간했어"라고 말하며 B군을 가리킨 후, 웃는 B군에게 욕설을 퍼붓고는 "장난이야"라고 말하며 갑자기 뒤에서 껴안았다.


1심, '목덜미 입맞춤'만 유죄로 판단

검찰은 이 모든 행위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가 E군의 목덜미에 입을 맞춘 행위만 유죄로 인정하고, E군을 뒤에서 껴안은 행위와 B군에게 보인 일련의 행동은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이 "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단일한 고의에 기한 일련의 행위"

검사와 A씨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벌금형이 너무 무겁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고, 검사는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해 사실오인이라고 항변했다.


수원고등법원 제2-1형사부는 2024년 11월 20일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대해 "피고인과 피해자의 나이, 관계, 성별, 행위 경위 등을 종합할 때 추행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이 E군을 껴안은 행위와 목덜미에 입 맞춘 행위가 "단일한 고의에 기한 일련의 행위"라고 보았다. 또한 B군에 대한 행위 역시 A씨의 성적 언행과 신체 접촉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합의와 반성 참작, 하지만 실형 면치 못해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동종 범죄 전력이 없으며,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과 합의하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하지만 술에 취해 어린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점과 이전에도 음주 문제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3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과거 추행으로 인정되지 않았던 신체적 접촉에 대해서도 성적 도덕관념을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점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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