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축의금으로 신혼여행 숙소 업그레이드…'거짓말' 아내에게 이혼 요구한 남편
전남친 축의금으로 신혼여행 숙소 업그레이드…'거짓말' 아내에게 이혼 요구한 남편
전남친 축의금으로 풀빌라 업그레이드후 "당첨" 거짓말한 아내
남편 "신뢰 깨졌다" 이혼 요구

전 남자친구가 보낸 축의금 300만원으로 신혼여행 숙소를 풀빌라로 바꾸고 거짓말한 아내를 상대로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 /셔터스톡
결혼 3개월 차 부부에게 파경 위기가 찾아왔다. 아내 A씨는 결혼 전 5년간 만났던 전남친으로부터 "20대 청춘을 빛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와 함께 축의금 300만 원을 받았다.
예산 문제로 일반 리조트를 예약했던 A씨는 이 돈으로 남편이 가고 싶어 했던 독채 풀빌라로 숙소를 업그레이드한 뒤, 남편에게는 "이벤트 응모에 당첨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행복했던 신혼여행 기억은 석 달 뒤 산산조각 났다. 남편이 A씨 태블릿으로 OTT에 로그인하려다 연동된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전남친과의 송금 내역과 메시지를 목격한 것이다.
분노한 남편은 "전남친이 사준 침대에서 첫날밤을 보낸 거냐"며 소리를 질렀고, 짐을 싸 시댁으로 들어간 뒤 "신뢰가 깨졌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다.
A씨의 거짓말과 전남친 축의금 수수가 법적인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를 기준으로 따져봤다.
첫째, 민법 제840조 제1호가 규정하는 '부정행위' 해당 여부다. 판례는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정조의무를 위반하면 부정행위로 본다.
그러나 헤어진 지 4년이 넘은 전남친이 축의금을 보내고 덕담을 건넨 것, 그리고 이에 "고마워, 잘 쓸게"라고 답장한 정황만으로는 부부간 정조의무를 저버린 부정행위로 보기 어렵다. 성적 접촉이나 상습적인 친밀 교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 제3호 '심히 부당한 대우' 역시 성립하기 어렵다. 아내의 거짓말이 남편에게 깊은 정신적 상처를 준 것은 분명하지만, 법원이 요구하는 폭행이나 학대 수준의 부당한 대우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국 핵심 쟁점은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다. 이는 부부간 신뢰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나 부부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전남친의 존재를 숨기고 거액을 받아 신혼여행지에서까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이어간 행위는 신뢰의 근간을 흔든 유책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사안만으로 재판상 이혼이 선고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A씨와 전남친 사이에 부정행위가 없었고, 거짓말 동기가 "남편 기를 살려주고 싶었다"는 점, 그리고 혼인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관계 회복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법원이 회복 불가능한 파탄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남편이 협의이혼을 거부하고 소송을 강행할 경우, 남편 측은 혼인 파탄 책임을 아내에게 물어 이혼 및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이때 남편은 유책배우자가 아니므로 소 청구 자체는 가능하며, 거짓말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가 인정될 수는 있다. 다만 짧은 혼인 기간과 거짓말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는 소액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