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겹치는 '그 애매한 기간' 사이의 연애, 법적 책임 있을까
묘하게 겹치는 '그 애매한 기간' 사이의 연애, 법적 책임 있을까
이혼과 동시에 시작된 새로운 만남⋯'환승이별' 문제 없나
'시점' 겹친다면 이혼 합의 있었는지가 관건⋯경우에 따라 상간자 위자료 물을 수 있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혼의 세계에선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이별과 그렇지 않은 문제 없는 이별을 정리해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배우 심은진과 전승빈이 지난 12일 결혼 소식을 알렸다. 8개월간의 연애 끝에 이룬 결실이었다. 그런데 일각에서 전승빈이 전 부인과의 관계를 정리하기도 전에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배우 전승빈의 전 부인이 이런 주장에 불을 지폈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에 SNS에 "묘하게 시기가 겹친다"고 남긴 것. 이에 대해 전승빈은 "각 시기가 겹치지도 않고, 전 부인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혼의 의사가 있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14일에는 전 부인의 어머니까지 의견을 더했다. "별거 기간 없이 일주일만에 이혼했다"라는 새로운 주장이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승빈의 해명과 달리 이혼과 새로운 교제의 시기가 겹치게 된다. 양측의 주장이 연일 엇갈리는 상황.
사실관계는 당사자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환승이별'과 그렇지 않은 문제 없는 이별은 분명히 있을 것. 상황별로 정리해봤다.
'새로운 교제가 시작된 시점'이 중요하다. 기준점은 '기존 혼인 관계의 파탄 시점'이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기존의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이후라면 안전하다. (먼저) 혼인 관계 파탄 → (이후) 새로운 만남이라는 선후 관계에서는 "이혼의 책임이 새로운 사랑 때문"이라는 주장이 성립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선후 관계가 뒤바뀌면 상간(相姦)자로 몰릴 수 있다. '새로운 만남'이 있고 난 후 '혼인 관계 파탄'이 발생하면, 이 선후 관계를 기반으로 '이혼이 발생한 책임' 문제가 불거진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상대방이 유부남 또는 유부녀인 줄 알면서도 교제를 했다면, 이에 대해 상간자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위자료를 받아내려면, 부정한 행위가 혼인 기간 안에 이뤄졌다는 점을 '전 부인' 측이 증명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위자료는 이혼 여부, 외도 기간, 증거 내용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며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쪽에서 혼인 기간에 상간이 이뤄졌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가 별거를 시작하면, 일반적으로는 이혼의 신호탄으로 생각한다. 함께 지낼 수 없다는 의사 표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혼에 대한 상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별거부터 들어간 경우도 발생한다. 이 경우에도 자유로운 연애가 가능한 걸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김수경 법률사무소의 김수경 변호사는 "이혼의 합의 없이 별거만 진행한 경우에는, 아직 혼인 기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혼을 합의한 후 아직 절차만 완료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 시기에 다른 사람을 만난 것은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웅의 김정미 변호사는 "부부 간 갈등을 완화하고 혼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차원에서 별거를 할 수도 있다"며 "단순히 별거 중이라고 해서 이혼 결정 전에 다른 이성을 만난다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 법원은 이혼 문제를 살펴볼 때 '혼인의 본질'이 유지되고 있는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판단한다(2011므2997). 부부가 관계를 계속 이어가려는 마음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되어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면 혼인의 본질을 잃었다고 본다. 이 정도면 법적으로만 부부이고, 실제로는 이혼한 것과 다름없는 상태라는 판단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이미 이혼을 하겠다는 합의가 부부간에 이뤄졌고, 별거하던 중에 타인을 만난 것은 상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환승이별이라고 해서 무조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다.
법무법인 선린(강남 분사무소)의 주명호 변호사는 "혼인이 파탄 나고 별거하는 중이었다면 위자료 기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