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시도 용서하려 했지만, '2차 가해'로 배신한 가해자…결국 실형이 선고됐다
성폭행 시도 용서하려 했지만, '2차 가해'로 배신한 가해자…결국 실형이 선고됐다
대학 친구 성폭행하려 한 남성⋯피해자, 가해자 장래 생각해 고소 포기
그 대신 '동아리 탈퇴'와 '휴학' 요구했지만 약속 어긴 가해자⋯결국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선 집행유예 선고됐지만 2심은 실형 "피해자가 느낀 배신감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

친구를 성폭행하려 한 대학생 A씨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의 집행유예보다 무거운 형량이었다. 고소를 포기한 대신 동아리 탈퇴 등만 해달라던 피해자와의 약속을 두 번이나 어긴 대가였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친구를 성폭행하려 한 대학생 A씨. 하지만 피해자 B씨는 오히려 친구 A씨의 장래를 먼저 생각했다. 이에 고소도 포기하고 대신 약속 하나만 해달라고 했다. 피해자 B씨가 원한 건 함께 가입한 동아리 탈퇴와 휴학. A씨는 피해자 앞에서는 이 약속을 지킬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뻔뻔하게도 어느 약속 하나 지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A씨는 결국 감옥에 가게 됐다. 해당 사건 항소심을 맡은 광주지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재판장 김성주 부장판사)는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집행유예가 나왔던 1심보다 무거운 형량이었다.
2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한 이유는 바로 '약속 위반'과 '2차 가해'. 재판부는 약속을 번복한 A씨로 인해 피해자 B씨가 느낀 "배신감과 불신의 정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B씨에게 큰 충격을 준 이 사건은 지난 2018년에 발생했다. 당시 학교 친구들과 술을 마신 A씨와 B씨. A씨는 B씨가 술에 취하자 B씨의 원룸으로 데려다줬다. 그런데 A씨는 곧바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몸을 가누지 못한 B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한 것. 이 과정에서 정신을 차린 B씨가 저항하면서 A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범죄를 당할 뻔했지만 B씨는 오히려 A씨를 위해 큰 결심을 했다. A씨에게 "동아리를 탈퇴한다면 고소하지 않겠다"고 제안한 것. 고소를 해 재판을 받게 되면 친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탈퇴를 약속했지만 끝내 지키지 않았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휴학을 하면 고소를 하지 않겠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그런데 이번에도 지키겠다고 한 약속을 A씨는 어겼고, 결국 B씨는 A씨를 고소했다.
두 번이나 약속을 어긴 A씨. 이 사건 1심을 맡은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 A씨에게 휴학 등을 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용서 기회를 줬다"며 "피고인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죄질도 나쁘다"고 판시했지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항소했고 2심이 열렸다. 항소심을 맡은 김성주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A씨로 인해 입은 피해를 주목했다. 이어 A씨의 반복된 약속 위반으로 B씨가 '2차 피해'를 받았다고 판단하며 사안을 더욱 엄중히 살폈다.
김성주 부장판사는 "피해자 B씨는 중대한 성폭력범죄 피해와 함께 피고인 A씨의 거듭된 약속 위반에 따른 2차 피해를 적지 않게 받았다"며 "여러 양형조건 등을 종합할 때 강간죄 또는 강간미수죄의 높은 법정형과 동종 또는 유사 범행에 관한 일반적인 처벌에 비춰보더라도 원심의 형(집행유예)은 가볍다"고 판시했다.
이어 김 판사는 피해자 B씨가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자신의 범행을 덮고 용서하려고 한 친구를 배신한 대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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