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양팡 열혈팬, 식사 거절당하자 한강 뛰어들어…협박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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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양팡 열혈팬, 식사 거절당하자 한강 뛰어들어…협박죄 되나

2019. 08. 23 17:21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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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다면 ‘자살 협박’도 협박죄 해당

스토커의 '자살 협박'은 “생명손실의 전조증상”

BJ양팡이 자신과의 식사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한강에 뛰어든 40대 남성이 구조됐다. 사진은 사건 경위를 설명하는 양팡의 모습. / BJ양팡 아프리카 TV 생방송 캡처

인터넷 방송플랫폼 아프리카TV BJ양팡(본명 양은지·22)이 자신과의 식사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한강에 뛰어든 40대 남성이 다행히 구조됐다.


해당 남성 A(45)씨는 지난 22일 한 인터넷 언론사에 “양팡에 3000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쏘고 식사권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양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천호대교로 갈 예정”이라고 제보했다. 그는 “배신감과 상실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실제로 이날 오후 천호대교의 난간에서 한강에 뛰어들었고, 수상구조대에 의해 즉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현재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팡은 사건 직후 생방송에서 “식사 제안을 들은 적도, 들어줄 이유도 없다”며 “방송에서 별풍선 후원을 유도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 팬과의 사적 만남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서 “그 분이 내게 살아있으니 걱정말라는 카톡을 보냈다”고 밝혔다. 개인 SNS에서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환불을 해드렸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자살 협박'은 협박죄에 해당할까

A씨는 “TO. 양팡. 없는 약속들이었다”는 유서까지 남기며 한강에 뛰어들었다. “환불하라”는 요구도 달았다. A씨의 언행은 협박죄에 해당할까.


우리 형법은 형법 제283조에서 협박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을 협박한 자’라는 추상적인 형태로 규정되어 있어 구체적인 성립요건은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따른다.


2011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협박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면 성립한다. 말하는 사람이 진짜 해악을 실현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듣는 사람이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면 충분하다는 취지다.


'변호사 권우현 종합 법률사무소'의 권우현 변호사는 “당사자에게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것도 공포심을 일으키게 할 목적으로 해악을 고지한 것"이라며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사귀던 여성이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엌칼로 손가락을 자르거나 배를 잘라 자해하는 시늉을 한 사건에 대해 징역 2년이 선고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단순한 폭언 또는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한 경우라면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서울종합 법무법인의 박준성 변호사도 “정황상 해석의 여지에 따라 다르지만 단순히 '자살하겠다'는 것은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누구든 사람을 협박한 자는 형법 제 283조 1항의 ‘협박죄’에 해당한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협박죄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이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양팡의 처벌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SNS에 "팬분의 극단적인 상황이 안타까워 도와드리고 싶어 환불해드렸다"한 내용으로 보아 처벌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에서 '자살 협박'이 협박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이유

자살 협박은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과 관련하여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스토커의 자살 협박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생명손실의 전조증상”이라고 말한다. 자살 협박은 목적이 관계 회복이 아니라 관계 지배·통제·조종에 있기 때문에 살인 등 강력범죄로 발전하는 양상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여성진흥원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는 행동도 가정폭력의 한 사례로 적시하고 있다. 가정폭력방지법도 가정폭력을 신체적 폭력에 국한하지 않고 정신적 학대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폭력 개념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 협박이 현실에서 협박으로 인정되기는 쉽지 않다. 앞서 말했듯 협박죄는 상당한 수준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2011년 대법원은 횟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회칼 2자루를 들고 나와 "죽어버리겠다"고 한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위세가 인정되므로 협박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협박죄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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