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 사과…재산 환수는 법적·현실적 문턱 높아
배우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 사과…재산 환수는 법적·현실적 문턱 높아
"자랑"에서 시작된 친일 논란과 들이닥친 후폭풍

배우 하영 /연합뉴스
배우 하영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4대째 의사 집안임을 밝힌 이후,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을 둘러싼 친일 의혹이 불거지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에서 의사 자격증을 취득해 고종과 순종의 건강을 돌봤으며, 1916년 조선총독부의 통치를 시인하는 내선융화단체 '대정친목회' 평의원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하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지한 상태로 증조부에 대해 자랑처럼 꺼내왔다"며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인터뷰가 취소되고 출연 중이던 브랜드 광고 및 방송 다시보기 영상이 비공개 전환되는 등 여파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일 재산 국가 귀속의 법적 기준
논란이 거세지면서 일각에서는 증조부 안상호가 축적한 재산이 국가로 환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된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친일파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은 국가 소유로 귀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재산 귀속이 법리적으로 성립하려면 몇 가지 엄격한 요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선 해당 인물이 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공식 결정되어야 한다.
현재 안상호는 정부의 친일반민족행위자 공식 명단이나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또한, 귀속 대상 재산은 러·일전쟁이 발발한 1904년 2월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에 친일 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어야 한다. 법률에 따르면 이 기간에 취득한 재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친일 재산으로 '추정'된다.
입증 책임과 현실적 한계
법적 추정을 깨기 위해서는 후손 측에서 해당 토지나 재산이 1904년 이전부터 선조 소유였음을 입증해야 하나, 반대로 국가가 환수 절차를 검토하려 해도 넘어야 할 한계가 명확하다.
안상호가 1927년에 사망한 만큼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상속·매각된 재산의 궤적을 추적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만약 해당 재산이 친일 재산임을 알지 못했던 선의의 제3자에게 이미 처분되었다면 법적으로 제3자의 권리는 보호받는다.
현행 법 체계상 공식 규명 절차부터 까다로운 재산 추적 요건까지 갖춰져야 하므로, 실제 국가 귀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시점에서는 제한적이다.
